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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4월 17일 크림타타르 민족 탄압, 크림타타르(Crimean Tatars) 민족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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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강경민 칼럼니스트] 4월 17일은 ‘크림타타르(Крымские татары) 민족 탄압의 날’이다. 1938년 4월 17일에 일어난 크림타타르 민족 정치 탄압의 날에는, 사회과학자, 작가, 언어학자, 역사학자, 교육행정가, 작가, 교육자, 예술가 그리고 대중지식인과 정부 인사들 등 크림타타르민족에 뿌리를 가지고 있는 많은 지식인층이 크림공화국(Республика Крым)의 수도 심페로폴(Симферополь)에 있던 러시아소비예트연방사회주의공화국 내무인민위원부 엔카베네 (НКВД: Народный комиссариат внутренних дел, 영어로 NKVD) 교정시설에서 한 날 한 시에 총살되었다.

투르크학(Turkology, 투르크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엔카베네는 러시아내 투르크계 민족 탄압의 성격을 지닌 기관일 수 있지만, 현대 러시아사를 놓고 보면 엔카베네는 도로, 경제, 국방, 우주 항공 개발에 기여했다 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스탈린 시기 여러 번 엔카베네에 투옥된 안드레이 투폴레프(Андрей Николаевич Туполев, 안드레이 니콜라예비치 투폴레프)가 바로 엔카베네에서 항공기 개발했고,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소비예트의 학자를 배출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크림타타르 민족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투르크학 중 크림사(History of Crimea) 를 연구했던 문화역사학(Cultural History) 학자 드미트리 우르수(Урсу Дмитрий Павлович, 우르수 드미트리 파블로비치) 는 자신의 저서 <크림타타르 민족 문화사 스케치(Очерки истории культуры крымскотатарского народа, 1921-1941 / 1999, 러시아 심페로폴)>에서 “한 민족의 지식인층이 하루 만에 파괴되었다. 이것은 ‘몰살 문화’라고 정당하게 말할 수 있다” 라고 표현했다. 

크림사(History of Crimea) 를 연구했던 문화역사학(Cultural History) 학자 드미트리 우르수(Урсу Дмитрий Павлович, 우르수 드미트리 파블로비치) =  위키
크림사(History of Crimea) 를 연구했던 문화역사학(Cultural History) 학자 드미트리 우르수(Урсу Дмитрий Павлович, 우르수 드미트리 파블로비치) =  위키
크림타타르 민족 문화사 스케치(Очерки истории культуры крымскотатарского народа, 1921-1941 / 1999, 러시아 심페로폴) = Yandex
크림타타르 민족 문화사 스케치(Очерки истории культуры крымскотатарского народа, 1921-1941 / 1999, 러시아 심페로폴) = Yandex

‘배신자를 제거한다’ 
1936년, 볼셰비키  전소비예트공산당 중앙위원회 총회 후 시작된 정치 탄압

1937년 2월 23일부터 3월 5일까지 열린 볼세비키 전소비예트공산당 중앙위원회 조직국(ЦК ВКП(б) 총회는 소비예트에서 전개되는 대규모 탄압의 정치적 정당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후 1937년 7월, 당의 결의에 따라 반소비예트 요소를 차단하고 처단하기 위한 작성 수행을 수행하기 위해 서장-비서-검사로 구성한 트로이카(Tройки)를 조직한다.  1937년 8월부터 1938년 11월까지 1년 여 동안 트로이카는 내무인민위원부 엔카베네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 체포 수행, 단일 체포, 심문, 기소 등을 조직적으로 진행했다. 크림 지역에서는 1937년 7월 4일에 크리미야트로이카가 조직되었다. 1921년 설립된 크림자치소비예트사회주의공화국(러시아어: Крымская Автономная Советская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ая Республика, 크림타타르어: Qrьm Avonomjalь Sotsialist Sovet Respublikasь)에서는 크림타타르 민족 중심의 민족을 위한 연구 발전이 선포되었는데, 크림타타르 민족의 역사, 민족학, 문화 연구는 물론 크림타타르어로 쓰여진 신문과 잡지, 서적 등 다양한 출판물이 발행됐다. 공화국 대표를 포함한 지도자 대부분이 크림타타르인이였다.

[1940년대 발간된 크림타타르 언어로 발간된 신문 아자트 크름(Azat Kirim) =Yandex]
[1940년대 발간된 크림타타르 언어로 발간된 신문 아자트 크름(Azat Kirim) =Yandex]

볼세비키 전소비예트공산당 중앙위원회 총회 후 스탈린은 보고서를 통해 “당 활동의 문제와 트로츠키주의(Троцкизм) 지지자들 그리고 기타 배신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위한 우선순위는 적과의 무자비한 투쟁이 되어야 하며 이 투쟁은 뿌리를 뽑고 부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총회 결의 후 구성된 크리미야트로이카 조직은 1936년 하반기부터 1937년 봄까지 반개월간 크림자치소비예트사회주의공화국내 공무원, 지식인을 대표한 일부를 체포하며 언론사 “Yeni Dünya”의 저널리스트 테이푸크 보야즈치예프(Teyfuk Boğadçiev), 작가이자 교육자 아산 사브리 아이바죠프 (Asan Sabri Aivazov), 크림타타르 언어학자 오스만 아크초크라크르(Osman Akçokraklı), 라디오위원회 위원장 레스하트 레파토프(Reşhat Refatov), 크림타타르 민족학자 마흐무트 네딤(Mahmut Nedim) 등이 희생당했다. 이날의 체포는 1년뒤 발생한 정치 탄압의 시초가 된다. 

[희생당한 크림타타르 문화계 인사들 = Yandex]
[희생당한 크림타타르 문화계 인사들 = Yandex]

1년뒤 1938년 4월 17일, 비극의 날, 크림타타르 민족 탄압

배신자의 뿌리를 뽑는다는 목표는 ‘간첩’과 ‘민족주의’라는 터무니없는 혐의가 겹겹이 쌓여 시인, 작가, 예술인, 대중 지식인, 정치인, 교육자 등 할 것 없이 수십 면의 크림타타르인이 1938년 4월 17일, 한 날 한 시에 심페로폴 교도소에서 총살당했다. 가족은 소비예트연방을 배반한 반역자로 공언되어 소비예트 전역의 수용소로 보내졌다. 대상에는 소비예트연방의 탄생과 당에 기여한 행정가도 가차없었다. 크림타타르 민족으로 크림타타르 지방 최초의 공산주의자였던 크림자치소비예트사회주의공화국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장 벨리 이브라이모프(Вели Ибраимов)는 문서 날조 협의로, 크림타타르 민족으로 소비예트 중앙의 정치가로 활동했던 노만 첼레비지칸(Номан Челебиджихан) 역시 총살당했다. 

1920년 후반부터 지역적 민족주의가 두각되기 시작했던 만큼 지식인층에 대한 소비예트의 행동 역시 단호했다. 현재 남아있는 크림타타르 민족 처형 문서 기록물에 따르면 1920~30년대 사이 사형 집행 등 직접적으로 희생당했거나 또는 반역자로 공언 된 크림타타르 민족은 5만 3천명 이상이고, 1936-37년간 정치탄압 시기에 투옥된 수는 35년에 2,686명에서 38년에 8,756명으로 증가했다.

탄압은 1938년 3월 5일에 스탈린(Иосиф Виссарионович Сталин), 몰로토프(Вячеслав Михайлович Молотов), 보로실로프(Климент Ефремович Ворошилов), 즈다노프(Андрей Александрович Жданов)의 서명 하게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문학, 언론인, 언어학, 민족학, 역사학자 등 41명의 크림타타르인이 체포되었고, 이중 36명은 총살형이 집행되었다. 대법원에서 이들의 죄명은 “반소비예트 범투르크 성향의 간첩 및 테러조직 지도자이다”였다. 

희생당한 크림타타르 문화/언어/언론/교육/행정 지식인들 = 러시아연방 크림공화국 국가기록센터 ‘크림타타르 민족과 역사 유산 박물관(ГОСУДАРСТВЕННОЕ БЮДЖЕТНОЕ УЧРЕЖДЕНИЕ РЕСПУБЛИКИ КРЫМ
희생당한 크림타타르 문화/언어/언론/교육/행정 지식인들 = 러시아연방 크림공화국 국가기록센터 ‘크림타타르 민족과 역사 유산 박물관(ГОСУДАРСТВЕННОЕ БЮДЖЕТНОЕ УЧРЕЖДЕНИЕ РЕСПУБЛИКИ КРЫМ “КРЫМСКОТАТАРСКИЙ МУЗЕЙ КУЛЬТУРНО-ИСТОРИЧЕСКОГО НАСЛЕДИЯ”,1992-2018)

소비예트 붕괴 후 등장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크림타타르의 친튀르키예 움직임을 견제, 이후 친러시아 노선을 택한 크림공화국 

1937년부터 38년까지 집중된 역사와 더불어 1938년 4월 17일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개개인의 정보가 현재 많이 남아있지 않다. 정치 탄압 이후 1941년부터 1944년까지 대대적인 탄압과 1944년 5월 18일 크림타타르 민족의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의 역사는 결론적으로 크림타타르 민족 역사와 언어, 문화에 대한 지식인들이 집중적으로 희생은 세대를 통한 전달의 연속성의 단절을 가져왔다.  

오스만투르크의 가신 국이던 크림타타르의 언어와 문화는 오스만튀르크 즉, 오늘의 튀르키예와 대단히 흡사하다. 터키어와 대부분의 단어가 비슷하기 때문에 터키어와 크림타타르어 화자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슬람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소비예트 스탈린의 탄압 전후로 많은 수의 크림타타르인들이 튀르키예로 대거 이주하기도 한 역사를 공유한다.

[크림반도에서 튀르키예로 이주한 크림타타르계 터키인들의 이스탄불 행진 = Yandex]
[크림반도에서 튀르키예로 이주한 크림타타르계 터키인들의 이스탄불 행진 = Yandex]

친 튀르키예 성향의 이들을 소비예트 붕괴 후의 신생국가 우크라이나에게는 대단히 불편한 존재였다. 크림반도내 크림타타르 민족 거주 지역에는 가스, 수도, 도로, 학교 등 교육 시설, 심지어 유치원까지 필수적인 인프라가 지원되지 않았고, 이는 친튀르키예뿐만 아니라 친러시아운동과 지지에 영향을 미쳤다. 2014년 6월, 당시  크림타타르 민족 지도자 메지리스(Mejilis)인 추바로프(Рефат Чубаров)와 2013년까지 지도자였던 무스타파 제밀레프(Мустафа Джемилев)는 2014년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키이우 협상에서 “소비예트 시기 스탈린의 이주 정책으로 헤르손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강제정착한 크림타타르 1만 2천여명이 헤르손 지역에 살고 있다. 크림타타르 민족에게 크림지역에 관한 자치원을 보장해야 한다. 이것이 보장되면 우크라이나는 크림 반도 영토를 확고하게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페트로 포로셴코(Петро Олексійович Порошенко)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통령실 웹사이트를 통해 우크라이나 헌법 10항 변경을 통해 크림 지역에 특별 지위 권리 인정을 고려하겠다고 표명한바 있다. 

[튀르키예공화국의 전신 오스만투르크의 가신 국인 크림 칸국 = Yandex]
[튀르키예공화국의 전신 오스만투르크의 가신 국인 크림 칸국 = Yandex]

모순적인 역사, 다시 러시아의 길을 걷는 크림반도의 운명

크림타타르 수장과 우크라이정부의 진전되지 않는 관계 속에서 2014년 3월 크림공화국 독립 선언을 발단으로 러시아연방의 일원이 된 크림공화국은 러시아 로부터 도로, 교통, 교육 등 다방면의 도시 인프라 건설을 지원받기 시작했다. 더불어 이들에 대한 기억, 언어, 역사, 문화 유산 복원을 목적으로 공화국내 제작사 QaraDeniz(카라데니즈)와 국영연방방송사를 중심으로 크림타타르어 방송 송출, 다양한 역사/언어/문화 다큐멘터리 제작, 크림타타르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희생당한 크림타타르 문화/언어/언론/교육/행정 지식인들 = 러시아연방 크림공화국 국가예산센터 ‘크림타타르 민족과 역사 유산 박물관(ГОСУДАРСТВЕННОЕ БЮДЖЕТНОЕ УЧРЕЖДЕНИЕ РЕСПУБЛИКИ КРЫМ
크림타타르어 제작사 ‘카라데니즈 (Qara Deniz)’. 크림타타르어로 ‘카라데니즈’는 흑해를 의미한다. = Qara Deniz 홈페이지

우크라이나의 일원으로 자치권을 주장했던 크림타타르 민족과 그들의 땅 크림반도가, 강제이주와 탄압을 행한 소비예트를 계승한 러시아연방에 의해 비로서 Республика Крым(크림타타르어 ‘Qırım Muhtar Cumhuriyeti) – 크림공화국이란 이름을 얻고 조상의 땅에 합법적으로 주인이 된 것이다. 역사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대단히 아이러니 하다.

[크림반도 합병 후 크림타타르 민족의 러시아연방 지지 선언 행진 = VK]
[크림반도 합병 후 크림타타르 민족의 러시아연방 지지 선언 행진 = VK]

칼럼니스트 강경민 (eurasianote123@gmail.com) – 카잔연방대학교 국제관계대학에서 ‘이론 응용 비교언어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동대학 국제관계연구소 «알타이 투르크 중앙아시아학부»에서 ‘러시아어권내 투르크 민족 언어 관계, 투르크언어간 쌍방언어 비교와 언어처리, 러시아-튀르키예 간의 국제관계 등 민족과 언어 관계를 연구한다. 이전에는 IT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라이브서비스 및 개발 PM으로 근무했다. 튀르키예(터키)의 현대문학가 얄바츄 우랄(Yalvaç Ural)의 “고양이는 언제나 고양이였다”를 번역했고, 틈틈이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동물권에 대해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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