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2022년 올스타 출신 1루수 게릿 쿠퍼(34)가 소속팀 시카고 컵스에서 방출됐다. 쿠퍼는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29), 최지만(33. 뉴욕 메츠)과 함께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미국온라인 매체 ‘트레이드루머스’는 24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가 1루수이자 지명타자 자원인 쿠퍼를 지명할당(DFA)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쿠퍼는 지명할당 소식을 통보받은 24일 기준 올 시즌 총 12경기에 나와 타율 0.270, 1홈런 6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773이나 됐다. 특히, 매일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벤치멤버가 기록한 성적이기에 더 돋보인다. 때문에 갑작스런 쿠퍼의 DFA 소식에 팬들의 충격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매체는 “컵스의 공격 라인업에 이미 주인이 다 있기 때문에 쿠퍼는 팀에서 매우 한정된 상황에만 출전할 수 있는 자원이 됐다”며 “게다가 쿠퍼와 유사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마이크 부시(27)가 올 시즌 타율 0.292, 6홈런 15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우타 자원 2명이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는 것도 쿠퍼의 지명할당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결국 쿠퍼가 못해서 방출된게 아니라 다른 경쟁자들이 더 잘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었다는 뜻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쿠퍼는 지난 2017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마이애미를 거쳐 지난해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과 함께 뛰었다.
특급선수는 아니지만 적어도 제 몫은 해준다는 평가를 받는 쿠퍼는 2022년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에도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 두 팀에서 뛰며 총 123경기에 나와 타율 0.251, 17홈런 6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OPS도 0.723으로 나쁘지 않았다. 홈런과 타점 모두 자신의 커리어하이였다.
쿠퍼는 2023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특급계약은 아니더라도 나이 등을 고려할 때 2~3년 다년계약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였다.
하지만 그의 계약소식은 해가 바뀌어도 들려오지 않았다. 예년에 비해 유독 이상하게 FA시장이 전개되며, 메이저리그 중계권 사의 파산으로 구단주들이 병적으로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선수들 사이에서는 ‘구단주들이 담합’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결국 쿠퍼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에야 시카고 컵스와 1년 150만 달러(약 20억 2800만원)에 계약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이 74만 달러(약 9억 8827만원)인걸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베테랑에 대한 프리미엄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헐값 계약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쿠퍼의 이 1년 계약은 메이저 보장이 아닌 마이너리그 스플릿계약이었다. 쿠퍼는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뚫고 당당히 메이저리그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합류했지만 기쁨도 잠시. 채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방출의 아픔을 겪게 됐다.
사진=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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