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장 생산라인 한 줄에 차량들이 줄지었다. 부품을 조립하는 근무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 라인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수출용까지 다양한 차종이 한 번에 생산되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여기에 하이브리드가 추가된다. KG 모빌리티(KGM) 평택 공장 생산라인의 모습이다.
최근 방문한 KGM 평택 공장에서는 다양한 차종의 혼류 생산으로 인한 효율성 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 통합 3라인의 준공으로 생산성이 증대되며 더욱 분주한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찾은 3라인 공정에서는 차량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는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토레스 EVX’ 등이 생산 중이다.
앞서 KG 모빌리티는 500억원을 들여 2023년 10월부터 2개월가량 모노코크(Monocoque) 차종을 생산하던 조립 2라인과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등 바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차종을 생산하던 조립 3라인을 3라인으로 통합해 혼류 생산이 가능하도록 공사를 진행했다.
2라인에서는 이미 단종된 ‘체어맨’, ‘투리스모’을 비롯해 ‘토레스’, ‘티볼리’ 등이 생산됐다. 3라인은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등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후 2023년 12월 준공식을 갖고 통합 3라인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평택공장의 최대 생산 능력인 연간 25만대를 100%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로써 기존 1·2·3라인으로 구성됐던 평택공장 생산 라인은 1·3라인으로 축소돼 생산 효율성과 유연성이 높아졌다. 3라인 생산 능력은 22JPH(시간당 생산대수)에서 30JPH로 향상됐다.
3라인은 차체와 데크를 동시 운반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 또 프레임·모노코크 차종의 차체·섀시 모듈 장착 공법을 최적화하고 베어섀시(Bare -Chassis) 자동 공급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신공법 적용, 차종별 공법 일원화 등으로 작업 공수를 절감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3라인 생산 공정에서는 앞 차종과 바로 뒤에 있는 차종이 다르지만 동일한 모델을 생산하는 듯 체계적인 모습이었다. 3라인은 ▲의장 1·2라인 ▲섀시 라인 ▲파이널 라인 등으로 구성됐다.
의장 1·2라인에서는 각각 25개, 24개 공정으로 49개 공정이 이뤄진다. 차체가 도장돼 공정에 들어서면 플로어 와이어링을 시작으로 매트, IP(Instrument Panel) 등 공정이 이뤄진다. 이후 차량을 높이 띄워 2라인으로 옮긴 뒤 시트 등 각종 실내 내장류를 장착하고 섀시 라인으로 이동한다.
방문 당시 1라인에서는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이, 2라인에서는 토레스 EVX가 생산되고 있었다. 일부 렉스턴 스포츠 차량에는 수출용 차명인 ‘무쏘’ 레터링이 적용된 모습도 보였다. KGM 관계자는 “차종별 생산 순서는 구분돼 있지 않다”며 “고객 주문에 따라 섞어 생산할 수 있는 통합 혼류 라인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의장 라인의 경우 통합 공사 전 3라인과 큰 차이가 없지만 파이널 라인 등 나머지 공정에서 생산라인을 새로 만드는 등 설비 개조가 크게 이뤄졌다. 특히 차체 마운팅 라인에서는 차체에 스프링, 전기차의 EPT(Electric-PowerTrain), 리어액슬 등 통합 모듈을 차체에 장착하는 설비가 마련됐다.
차체 마운팅 공정 이후 차체 하부를 뜻하는 언더바디 공정의 첫 순서로 전기차 고압 배터리를 장착하는 공정도 신설됐다. 이 공정에서는 렉스턴 스포츠 등 내연기관 모델이 투입되면 차량 하부 부품을 장착한다. 전기차인 토레스 EVX가 생산라인에 들어오면 공정에 부품 공급을 뜻하는 피딩(Feeding)이 자동으로 이뤄져 무게 400~500킬로그램(㎏)의 고압 배터리를 밑에서 위로 자동 장착한다.
생산 최종 단계인 타이어 장착 공정에서도 차종별로 휠에 쓰이는 볼트가 다르지만 자동 전환 장치를 통해 각 모델에 맞는 볼트가 체결되는 등 효율적 자동 생산 설비를 갖췄다.
KGM은 KG그룹에 인수된 후 발빠른 변화를 거치고 있다. KGM은 통합 3라인 준공에 이어 오는 2025년부터 하이브리드 차종도 혼류 생산할 계획이다. 박장호 KGM 생산본부장은 “내년에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것이다”며 “현재 생산라인에서도 큰 보완 없이 생산 가능한 것으로 검토 했으며 지금 하이브리드 차종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생산본부장은 KG그룹 가족이 된 후 정상화를 넘어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는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KGM은 2023년 연간 내수 6만3345대, 수출 5만2754대 등 11만6099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판매량이 1.9% 증가했다. 특히 수출은 2014년 7만2011대를 잇는 9년만의 최대 판매량을 거뒀다.
박 생산본부장은 “2023년까지만 해도 내수 6, 수출 4 정도 비중이었지만 올해 내수 4, 수출 6으로 뒤집혔다”며 “KG 가족사가 되며 빠른 의사결정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혼류 생산 설비 구축이 KG 가족사가 되기 전 고민한 적 있지만 엄두도 못냈다”며 “하지만 현재 결정 즉시 이행하는 측면이 흑자 원인이 됐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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