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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라파 지상전 돌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간 휴전협상 타결을 끌어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라파에 관한 미국의 분명한 입장(clear position)을 다시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상군 투입 전에 140만 명에 달하는 라파 거주 민간인 대피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혀왔다.
라파 관련 네타냐후 총리가 피력한 입장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지만 휴전협상이 결렬될 경우 하마스 소탕을 위해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특별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며칠 내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범죄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약 1시간 이어진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무정정파 하마스가 휴전협상에서 제시된 최근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회담 뒤 발표한 성명에서 밝혔다. 이스라엘이 내놓은 새로운 제안에는 전쟁 종식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 없인 전쟁 종식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휴전·인질교환에 관한 이스라엘의 새 제안을 검토해온 하마스는 29일 협상 대표단을 이집트 카이로에 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도 협상단을 보낼 예정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방문을 마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귀국하자마자 29일부터 이틀간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한 뒤 이스라엘도 방문할 예정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들(이스라엘)은 우리의 견해와 우려를 공유하기 전에는 라파에 들어가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블링컨 국무장관이 최소 6주간의 일시 휴전이 성사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관료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장애물이 없다면 상황은 긍정적이다.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또 이 관료는 30일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카타르 중재국과 회의에서 새로운 휴전안에 대한 반응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는 지난 26일 새 휴전안 논의를 위해 이스라엘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스라엘의 지지를 받는 현재 제안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마스가 여성과 어린이, 50세 이상 남성과 병자 등 생존 인질 33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이 보다 훨씬 많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당국자를 인용 “하마스가 인질 20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그룹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약 50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풀어주고 휴전 기간과 관련한 장기적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내용의 인질-수감자 교환이 성사되면 양측은 10주간의 휴전에 돌입한 채 이른바 ‘지속 가능한 평온의 회복’을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협상안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 ‘넷자림 회랑’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고, 하마스는 나머지 모든 인질을 석방한 뒤 전쟁을 종식시키는 논의에 들어간다는 내용도 담겨있다고 채널12가 보도했다. 하마스는 전쟁 종식을 전제로 추가 인질석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고, 네타냐후 총리는 그것을 망상이라며 거부해왔다.
한편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습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와 별개로 가자 북부의 가자시티에서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주택 두 채를 공습해 여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하마스 측은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이 2개 여단에 동원령을 내리고 지상전 돌입 태세에 들어간 것은 휴전협상에서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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