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시총 열흘 새 1조 빠졌지만
엔터 3사 오히려 1000억 줄어들어
“당분간 주가 변동성 확대 불가피”
하이브와 자회사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공방전이 이어지면서 엔터테인먼트주들도 출렁이고 있다. 하이브 시가총액이 열흘 새 1조 원 넘게 빠져나갔지만 다른 엔터주로 유입은 제한되는 등 투자심리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엔터주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의 이날 종가는 20만5000원으로 갈등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19일과 비교해 11.1% 내렸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9조6000억 원에서 8조5000억 원으로 11.5% 감소했다. 열흘 새 1조 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앞서 하이브는 22일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민 대표도 이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양 측은 이후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엔터주의 주가도 요동쳤다. 에스엠은 8만400원으로 같은 기간 소폭 올랐지만,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JYP Ent.는 6만7700원으로 4.0% 오른 반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4만2500원으로 3.1% 하락했다.
소폭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하이브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다른 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이브를 제외한 SM·JYP·YG 등 대표 엔터주의 시총은 이날 기준 5조840억 원으로 열흘 전과 비교해 오히려 1000억여 원 가까이 줄었다.
엔터주는 그간 바닥을 다지며 2분기 반등을 노려왔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다시 시작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에스엠에선 NCT드림과 에스파, 라이즈 등의 복귀가 예정됐고, JYP의 일본 현지 보이그룹 넥스지 데뷔도 기대되는 이벤트였다. 와이지에선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의 활동이 예상됐다. 하이브에선 르세라핌을 제외한 전체 소속 아티스트의 컴백이 집중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하이드 사태로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발생하면서 엔터주에 대한 투심이 당분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멀티 레이블은 빠른 결정과 안정적인 IP 파이프라인, 아티스트·표현의 확장 등 장점으로 엔터 업종에 대한 수익성 평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그간 하이브의 타사 대비 멀티플 프리미엄 부여의 여러 요인 중에는 멀티레이블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며 “결국 단기에 실적 부분에서 큰 영향이 확인되진 않겠으나, ‘민희진 없는 뉴진스’의 퍼포먼스에 대한 확인 과정 중 주가의 변동성 확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던 중 발동이 걸렸다”면서 “문제는 엔터 업종의 센티멘털 훼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스타들의 사건 및 사고 소식, 아티스트 재계약 불발 등 인적 리스크에 국한됐었다면 이제부터는 기획사와 프로듀서, 프로듀서 간의 마찰도 고려해야 하므로 인적 리스크가 더 확장됐다고 느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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