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이었다. 뉴욕 메츠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우완투수 루이스 세베리노(30)를 영입했다. 지난 해 평균자책점 6점대(6.65)에 그쳤던 투수에게 덜컥 1300만 달러(약 180억원)라는 거금을 안겼다. 메츠와 세베리노가 맺은 계약 조건은 1년 1300만 달러. 아무리 단년 계약이라지만 ‘오버페이’ 논란은 분명 존재했다.
당초 메츠는 FA 시장에 나온 류현진(37)에게도 관심을 보인 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끝내 류현진과 손을 잡지 않은 메츠는 세베리노를 비롯해 센가 코다이, 호세 퀸타나, 션 마네아, 애드리안 하우저 등으로 선발투수진을 꾸리기로 확정했다.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세베리노가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27이닝을 던져 2승 2패 평균자책점 2.67로 활약하고 있는 것은 물론 노히터라는 대기록의 주인공도 될 뻔했다는 사실이다.
세베리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에 위치한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결과는 8이닝 1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인 컵스를 상대로 환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날 101개의 공을 던진 세베리노는 포심 패스트볼 38개, 싱커 27개, 스위퍼 14개, 체인지업 9개, 슬라이더 8개, 커터 5개로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고 최고 구속은 97.6마일(157km)까지 나올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7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칠 정도로 세베리노의 투구는 위력적이었다. 1회부터 마이크 터크먼과 이안 햅을 연속 삼진 아웃으로 처리한 세베리노는 4회초 2사 후 햅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처음으로 주자를 내보냈으나 크리스토퍼 모렐을 3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고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5~6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끝낸 세베리노는 7회초 선두타자 터크먼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으나 모렐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끝내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은 달성하지 못했다. 8회초 선두타자 마이클 부시를 볼넷으로 내보낸 세베리노는 댄스비 스완슨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노히트 행진이 깨지고 말았다. 이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닉 매드리갈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고도 3루주자 부시의 득점을 막지 못해 1-1 동점을 허용한 세베리노는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을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타선의 지원이 야속했다. 메츠는 세베리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고작 1점만 지원했다. 1회말 브랜든 니모의 홈런이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 지원이었던 것. 끝내 메츠는 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세베리노는 2015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 2017년 31경기에서 193⅓이닝을 던져 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등극했고 2018년 32경기에서 191⅓이닝을 투구해 19승 8패 평균자책점 3.39로 활약하며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20년 2월 토미존 수술을 받는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세베리노는 지난 해 19경기에서 89⅓이닝을 던져 4승 8패 평균자책점 6.65로 부진하면서 재기에 실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츠와 1년 13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세베리노는 전성기의 투구를 재현하면서 부활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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