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가 교내 컴퍼스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 학생들을 퇴학시키겠다고 압박했다.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종료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을 향해 대학 측이 최종 해산 시한을 통보하고, 이에 반발한 시위대가 캠퍼스 건물 하나를 점거하자 나온 조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벤 창 컬럼비아대 대변인은 30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시위대가 점거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건물을 점거한 학생은 퇴학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컬럼비아대는 캠퍼스 잔디밭에서 텐스 농성을 벌이고 있던 시위대를 향해 전날 오후 2시까지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에 불응할 경우 정학 조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수십 명의 시위대가 자리를 지켰고, 대학 측은 정학 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시위대는 캠퍼스 내 해밀턴 홀을 기습 점거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격화했다.
컬럼비아대 학생 일부는 가자지구 내 전쟁 종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으로 이익을 얻은 기업에 대한 투자 자금 회수를 요구하며 캠퍼스 안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재학생 108명이 경찰에 연행되면서 시위가 미 전역으로 번졌다. 또한 컬럼비아대 학생 중 시위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면서 텐트가 더 많아졌다. NYT에 따르면 약 100개의 텐트가 설치된 상태다. 이에 결국 컬럼비아대가 퇴학 처분을 내걸었지만, 갈등은 더 격화하는 모양새다.
컬럼비아대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하는 학생단체 연합인 ‘컬럼비아 대학교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실시한 인종 차별 정책, 이후 인종 차별을 총칭하는 용어로 쓰임) 디베스트’는 “대학이 가자지구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해밀턴 홀을 점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대에서 시위가 격화하면서 학교 측은 30일을 기해,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과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학교 밖으로 나갈 것을 요청했다.
한편, 미국 전역 대학에서 벌어진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더욱 확대하고 있다. 오레곤 포틀랜드주립대 시위대는 도서관을 점거하고 입구 주변에 장벽을 세웠다. 버지니아 커먼웰스대에선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물건을 던지고 화학 스프레이를 사용하자, 경찰이 29일 진압 장비와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학생 6명을 포함한 13명이 불법 집회와 무단 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NYT에 따르면 지난 18일 컬럼비아대에서 처음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된 이후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이 캠퍼스 내 시위 혐의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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