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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타는 엔화 가치… WSJ, “엔화 약세, 일시적 현상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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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화 가치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엔·달러 환율)이 몇 시간 만에 5엔 가까이 등락하는 상황이 연일 나타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4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일(현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전후로 변동성을 키웠다. 오후 2시 FOMC 회의 결과 발표 전 157엔 후반대에서 움직이던 엔·달러 환율은 오후 4시쯤 153엔까지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는 의미는 엔화 가치가 상승한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외환 시장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한 은행 관계자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를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일본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는 FOMC에서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는 엔저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물가가 잡혀야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현재 상단 기준 5.4%포인트(미국 연 5.5%·일본 0.1%)인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는 당분간 좁혀지기 어려워진다.

며칠 전에도 엔·달러 환율은 급등락했다. 지난 29일 엔·달러 환율은 199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60엔을 돌파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갑자기 155엔까지 하락하며 일본 당국의 개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요동치는 엔화 환율 방어를 위해 일본 금융당국이 수십조원대 규모를 투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공표한 당좌예금 잔고를 토대로 “일본 관리들이 지난달 29일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약 5조5000억엔(약 49조원)을 썼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롤러코스터 타는 엔화 변동성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앞으로 다가올 일의 맛보기일 뿐”이라며 “근본적으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현상은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마노 히데오 다이이치 이코노미스트이자 전직 일본은행 관계자는 WSJ에 “장기적으로 보면 엔화 약세는 아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이라며 “일본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티로우프라이스는 엔·달러 환율이 170엔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 급등락 현상은 한국을 포함한 일본의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엔화의 프록시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 프록시 통화란 특정 통화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통화를 말한다. WSJ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보류한 가운데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이며 이미 세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엔화가 급락하면 무역 불균형과 자국 통화 환율을 우려하는 다른 국가들의 분노가 증폭돼 효과가 더 악화할 위험이 있다”라고 했다.

현재까지 일본 당국은 외환 시장 개입 질문에 ‘노코멘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30일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외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 투기에 의해 발생하면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제 규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CP-2023-027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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