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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건설사, 1분기 실적 희비…해외 수주·그룹 뒷배 낀 삼성-현대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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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기상도] 국내 ‘빅 5’ 건설사 1분기 성적표는?…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매출·영업이익 증가 vs GS·DL·대우 하락

[땅집고] 2024년 1분기 국내 5대 건설사 매출 및 영업이익 정리. /이지은 기자


[땅집고] 국내 ‘빅(Big) 5’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가 겹친 ‘3중고’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기업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국내 5대 대형건설사 올해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30~50%씩 줄어들었다.

■ 삼성-현대, 해외 공사 따내고 그룹사 뒷배도 든든해

/연합뉴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건설업계 ‘역대급 보릿고개’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해외사업 수주와 그룹사 공사 확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5조5840억원, 영업이익 33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1.4%, 15.4% 증가한 수치다. 5대 건설사 중 영업이익 기준 실적 1위다.

매출 중 절반에 달하는 45%(2조5450억원)가 해외에서 나온 점이 눈에 띈다. 현재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네옴시티 터널 공사를, 카타르에선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아랍에미리트(UAE)에선 초고압 직류송전(HDVC)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해외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삼성물산 측 설명이다.

더불어 삼성 그룹사 물량을 넉넉히 확보해 둔 것도 호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수주해 둔 계열사 공사에는 ▲삼성전자 평택P4신축공사(3조7667억원), 천안C라인마감공사(6162억원), 평택고덕인프라조성3공사(5217억원) ▲삼성디스플레이 기흥SDR신축공사(7416억원), 아산FAB마감공사(5182억원) ▲호텔신라 면세점신축공사(2042억원) 등이 있다. 올해에는 삼성전자가 기흥캠퍼스에 짓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인 기흥 NRD-K 공사를 8000억원에 새로 수주하기도 했다.

[땅집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건설계약 수주현황 중 그룹사 관련 공사 정리. /이지은 기자

현대건설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인다. 올해 1분기 매출이 8조5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41.7% 뛰면서 빅5 건설사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09억원으로 44.6% 증가했다.

여기에는 현대건설이 지분 38.6%를 갖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이 포함됐는데, 두 기업이 해외에서 따낸 프로젝트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양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함께 진행하는 약 2조원 규모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공사를 비롯해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대형 해외 사업이 본격화한 덕분이라는 것. 더불어 현대엔지니어링이 확보해 둔 현대차 그룹사 주요 사업장으로는 미국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현대차공장 신축공사, 미국 HMGMA 모비스공장 신축공사 등이 있다.

■주택 사업 집중하던 GS-DL-대우 실적은 주저앉아

반면 주택 사업 비중이 높았던 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 3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50%씩 퇴보하는 역성장을 보였다. 현재 분양 시장이 침체한 데다 건설 원자재값과 공사비 상승이 동반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 타격이 불가피했다.

먼저 GS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로 3조710억원, 영업이익으로 7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5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재시공 비용을 들이느라 193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가 이번에 곧바로 흑자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긴 하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면서 빅 5 건설사 중 실적이 가장 퇴보한 기업으로 꼽혔다.

/연합뉴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이 2조487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조6081억원)보다 5%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5%(1767억원→1148억원) 감소해 하락폭이 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금리 및 원가율 상승 영향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으나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 구성과 면밀한 리스크 관리로 수익성을 확대해, 올해 사업계획을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 1분기 1조850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8905억원으로 2% 정도 오르긴 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2억원에서 609억원으로 32% 줄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사업 수익성이 악화해, 증가한 매출을 뒷받침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언론을 통해 “건설사마다 성숙 정체기에 위치한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은 분명 성장에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수익성이 수반되지 않은 외형 성장은 수주를 안 하느니만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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