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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쓴맛 다본 50대 창업자, 인생이모작 ‘메타버스’ 도전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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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송영일 메타캠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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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일 메타캠프 대표 /사진=메타캠프

“한국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잘 만든다. 하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크게 성공한 한국의 서비스가 없다. 글로벌에서 성공을 거둔 메타버스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송영일 메타캠프 대표는 “메타버스는 여전히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공간이다. 확장성에 중점을 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코로나19 시기 메타버스는 ‘열풍’이라고 부를 만큼 각광 받으며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면서 가파른 하향세를 그렸고 메타버스에 진출했던 많은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접었다.

반전의 기회는 애플이 만들었다.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로 공간 컴퓨팅 시장을 열면서 침체기를 겪던 메타버스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공간 컴퓨팅과 메타버스는 개념이 조금 다르지만 모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메타버스 산업 확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2월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 근거를 담고 있는 ‘가상융합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500억원 규모의 메타버스 펀드가 조성되며 산업적 기반이 이전보다 탄탄해졌다.

교육·MICE·의료·엔터 등 다양한 영역에 메타버스 접목



메타캠프는 기업·기관이 간편하게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해 현실과 가상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형 메타버스(MaaS) ‘데어(there)’를 개발했다. 데어는 PC와 모바일로 접속 가능하며, 비전 프로나 메타 퀘스트 등 착용형 화면(HMD)도 지원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데어를 채택한 것은 교육 분야다. 메타캠프는 데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대학 ‘메타버시티’를 만들고 전국 60여개 전문대 학생들이 각 대학별 메타버스 공간에서 입학식과 졸업식, 동영상 강의,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에 익숙한 ‘코로나 학번’의 경우 온라인 강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설명이다. 메타캠프는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용 학습관리시스템(LMS)을 연동해 대학별로 상이한 LMS를 메타버시티에 통합하고 강의 수강부터 학점 관리, 집중도 확인 등을 지원한다.

미국도 유망 시장이다. 메타캠프에 따르면 미국은 전문대 개념인 커뮤니티칼리지가 1500여개가 넘고 온라인 수업 비중이 40%에 달한다. 현지에서 메타버시티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메타캠프는 데어의 확장성을 넓히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메타버스 안에서 바로 사용하는 챗GPT, 기업·기관 이벤트에 대한 데이터 분석 및 통계 리포트, 제한된 캐릭터가 아닌 이용자가 원하는 3D 아바타 스타일을 생성해 설정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 업계를 넘어 가상 오피스, 복합전시(MICE) 분야, 의료·헬스케어, 공연·콘서트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선 인공지능(AI) 기반 콘텐츠 제작사 엔터아츠와 손을 잡고 데어 내 버추얼 아이돌 기획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엔터아츠의 AI 콘텐츠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한 가상 인플루언서를 출시하고, 버추얼 아이돌과 유튜버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마련해 엔터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5000만명 모았던 게임 개발자…쫄딱 망한 경험도



2021년 4월 설립된 메타캠프의 업력만 놓고 보면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창업자인 송영일 대표는 게임과 VR 분야에 20년 넘게 종사하며 IT 업계에서 내공을 쌓은 인물이다. 연쇄 창업자의 삶을 살며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봤다.

송 대표는 떨어지는 블록을 맞추며 노래를 즐기는 방식의 리듬게임 ‘오투잼’ 운영사 오투미디어를 2000년 창업해 무려 50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덕분이다.

하지만 경영 지식이 깊지 않았던 때라 곧 좌절을 경험했다. 투자사와 지분 분쟁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회사에서 내쳐졌다고 한다. 이후 태국행을 택했을 때 마침 슈팅게임 ‘포트리스’가 태국 진출을 앞두고 있어 이를 퍼블리싱하는 엔플렉스의 태국지사 부사장을 맡았다.

이후 싸이월드에서 대만 마케팅 이사를 거친 뒤 한국에 돌아와 2006년 다시 댄스게임과 리듬게임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큰 개발 스케일이었으나 퍼블리셔를 해주기로 했던 기업의 게임사업 철수 등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야말로 쫄딱 망했다.

무일푼으로 지내던 시기, 이제는 메타의 VR 전담 조직이 된 스타트업 ‘오큘러스’의 서동일 창업자와 만나 매주 교류했던 시간은 그가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2015년 VR 콘텐츠 기업 창업에서 얻은 경험이 메타캠프 설립으로 이어졌다.

송 대표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이 연결되는 ‘디지털 전환’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런 관점에서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각 공간에서의 행동이 상호 영향을 미친다. 현실과 연관성 없는 아바타가 그저 3D 공간을 돌아다니는 것은 메타버스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양성·평등·지속가능’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



송영일 메타캠프 대표 /사진=메타캠프

송 대표가 메타버스 시장의 혹한기에서도 사업을 전개해 온 것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고, 위기를 극복해야 성공한 기업의 반열에 오를 것이란 믿음에서다. 특히 비전 프로의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과 맞물려 메타버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아이폰10도 11~12가 나올 때 가격이 반값이 됐다. 비전 프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애플이 아이패드를 제대로 팔기 시작한 것은 3가 나왔을 때다. 비전 프로가 대중화되는 시기를 굉장히 기다리고 있다. 그때가 진짜 메타버스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메타캠프는 메타버스를 일상화하는 3D 공간 커뮤니티 서비스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송 대표는 “카카오톡을 열어 메시지를 하듯 데어를 띄워 커뮤니케이션하고 수업도 듣고 게임도 즐기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메타버스의 일상화는 탄소배출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타캠프는 데어에서 이뤄지는 수업과 미팅, 컨퍼런스 등 비대면 활동으로 절감할 수 있는 탄소량을 실시간 측정해 데이터로 산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기관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 송 대표는 “오프라인 활동을 데어로 대체하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ESG 경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공헌에 기여할 수 있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개척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게임이 해외로 나가 성공한 사례를 만들었듯 메타버스도 글로벌에서 성공한 모델을 만들겠다. 지금 세대부터 다음 세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차별 없이 평등하며, 지속 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버스의 미래를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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