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발등을 때린 파울타구 하나가 이정후(샌프란시스코)에게 짧은 휴가를 만들어줬다. 10일부터 12일(한국시간)까지 사흘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상대 선발투수가 이틀 연속 좌완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밥 멜빈 감독의 배려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후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1번타자를,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중견수를 대신했다. 이정후는 지난 1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부터 3경기 연속으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지 못했다. 11일까지 2경기 연속 결장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었는데, 그 기록이 하루 더 늘어났다.
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마지막 타석에 왼쪽 발등에 자신이 친 파울타구를 맞았다. 이날 경기 중에는 통증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10일 아침까지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이정후는 이 10일 경기부터 12일 경기까지 사흘 연속으로 휴식을 취하게 됐다.
멜빈 감독은 이미 11일에도 이정후가 12일까지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정후의 상태에 대해 “회복은 잘 되고 있다. 12일 혹은 13일에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13일 결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매치업까지 고려한 결정일 수 있다. 신시내티는 11일 앤드루 애보트, 12일 닉 로돌로를 선발로 내보냈다. 모두 왼손투수다. 이정후는 올해 왼손투수 상대로 26경기 46타석에서 44타수 10안타, 타율 0.227과 OPS 0.535에 그쳤다. 오른손투수 상대로는 타율 0.277과 OPS 0.686을 기록해 왼손투수를 만났을 때보다 상대적인 강점을 보였다.
MLB.com은 12일 “이정후가 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정후는 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파울타구에 왼발을 맞은 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상태가 나아졌고 13일 신시내티 오른손투수 프랭키 몬타스를 상대로 실전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정후가 빠진 가운데 샌프란시스코는 로스터를 개편했다. 11일 경기에서 수비하다 펜스와 충돌했던 오스틴 슬레이터가 뇌진탕에 의한 7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트리플A에 있던 브렛 와이슬리를 메이저리그에 올렸다. 포수 패트릭 베일리는 반대로 뇌진탕 7일 부상자 명단에서 빠져 로스터에 복귀했고, 백업 포수 작슨 리츠가 트리플A로 내려갔다.
한편 이정후는 미국 디애슬레틱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짐 보든이 선정한 내셔널리그 신인 톱10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 야수 중에서는 5위다. 보든은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낸 뒤 지난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정후는 (10일까지)타율 0.262와 출루율 0.310을 기록하면서 중견수로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와 함께 팀 내 최다 안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고 소개했다.
또 “백분위에서 송구 능력은 97%, 스프린트 스피드는 84%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백분위 99%인 헛스윙 비율과 삼진아웃 비율이다”라고 썼다. 타율과 안타 수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모든 야수를 통틀어서도 돋보이는 장점들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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