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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180억 달러(약 24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대폭 인상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은 중국이 “경쟁이 아니라 부정행위(cheating)”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즉각 반발하며 “양국 협력 분위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추가 관세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관련 연설에서 중국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사이버 스파이를 통한 도용 등 중국의 관행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그러면서 “미국 노동자와 기업을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로부터 보호하고, 중국이 불공정 무역관행을 없애도록”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면서 ‘왜 중국을 불공정하게 대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당신이 원한다면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겠다고 했다”면서 “중국에서 사업하길 원하면 중국 측 기업(합작 파트너)이 51%의 지분을 가져야 하고, 해당 외국기업의 모든 지적 재산에 대해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데, 당신은 미국에서 이렇게 되고 싶으냐고 했더니 (시 주석이) 침묵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특히 중국산 전기차 관세 100% 인상과 관련 “중국의 과도한 보조금과 비 시장 관행이 과잉생산으로 이어져 중국산 전기차 수출이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70% 늘었다”며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적 투자가 위험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미국 노동자에 의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확보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기한다”며 “즉각 잘못을 시정하고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발표 직전 진행된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WTO 규칙을 위반한 일방적인 관세 부과에 반대해왔다”며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AP통신이 “새 관세는 18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상당히 상징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이번 조치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을 강경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이려는 조치일 수 있기 때문에 제2의 관세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조치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관세는 현재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된다. 중국산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은 올해, 리튬이온 비(非)전기차 배터리는 2026년 각각 현행 7.5%에서 25%로 상향된다. 핵심 광물 가운데 천연 흑연 및 영구 자석의 관세는 2026년, 그 외 다른 핵심 광물은 올해, 각각 현재 0%에서 25%로 올라간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도 현재 0~7.5%에서 25%로 인상된다. 자동차·가전제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28나노(nm·1나노=10억분의 1m) 이상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2025년까지 50%로 올라간다.
중국산 태양 전지에 대한 관세는 25%에서 50%로 올해 일괄 인상된다. 이 밖에 △STS 크레인 0%→25%(연내) △주사기·바늘 0%→50%(연내)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비(PPE) 0~7.5%→25%(연내) △의료 및 수술용 고무장갑 7.5%→25%(2026년) 등으로 관세가 크게 상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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