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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유럽 평화에 역할” 푸틴 “양국협력에 세계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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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RUSSIA DIPLOMACY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EPA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확대회담을 갖고 양국이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강화한다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어 유럽이 곧 평화와 안정을 되찾길 희망하며 중국이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갈등 해결에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중국은 지난 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일반 원칙을 규정한 광범위한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은 유럽이 평화와 안정을 조속히 되찾길 희망하며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시 주석에게 알려줄 것이라며 “중국 동지와 친구들이 상황을 규정하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한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자로서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와 부품을 공급하고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구입해 러시아 경제를 지원해 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서 “올해는 중러 수교 75주년으로, 중러 관계 발전 역사에 이정표가 되는 중요한 해”라며 “75년 동안 중러 양국은 손잡고 강대국·이웃국 상호 존중과 화목한 어울림, 호혜의 새로운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기회주의적인 것이 아니고,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세계 무대에서 안정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작년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의 4대 무역 상대국이 됐다”며 “작년 3월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 이후 2030년까지 양국 경제 협력의 주요 영역 발전 계획을 승인한 것이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중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끊으려고 압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지난 14일 180억 달러(약 24조6000억 원)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대대적 관세 인상조치를 발표하면서 중·러 양국은 미국의 제재에 함께 맞설 명분을 갖게 됐다.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무역·에너지·안보협력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거래하는 방법도 함께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12월 러시아 군수와 연관된 해외 은행에 대한 2차 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중국의 소비재와 군·민 이중용도 상품의 대러 수출은 급감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을 들면서도 빠른 종전을 원한다. 러시아는 무역 파트너 겸 외교적 동맹인 중국에 대한 의존이 늘고 있지만 전쟁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2년간 양국 무역은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 몇 달간 중국의 대러 수출은 급감했다.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83억 달러(약 11조 원)로 전년 동기비 14% 감소했다. 이 때문에 양국은 결국 미국의 감시를 피해 무역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경로를 찾게 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전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미국 제재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제3국을 통한 무역을 해왔다. 중국의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한 수출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이후 급증했다. 2023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에 대한 수출은 2021년과 비교해 각각 164%, 77%, 118% 늘었다. 특히 군·민 이중용도 상품수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23년 키르기스스탄의 탱크생산에 전용할 수 있는 볼 베어링 수입은 2021년에 비해 1500% 증가했다. 분석가들은 이 볼 베어링이 러시아로 넘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측에선 개전 이후 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이 급감하면서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이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이 감소분을 상당부분 보전해줬다. 중국은 작년 러시아로부터 재작년보다 24% 늘어난 총 1억700만t의 원유를 수입했다. 중국은 또 2021년 대비 77% 폭증한 액화석유가스(LPG) 800만t을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2019년 완공된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와 이를 확장하는 ‘시베리아의 힘 2’도 추진하고 있다. 푸틴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A팀’으로 부르는 기술 관료를 대거 동반한 것은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하얼빈을 방문한다.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의 하얼빈은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데다 러시아의 역사·문화적 색채가 도시 곳곳에 남아 있어 ‘동방의 모스크바’로 불리기도 한다. 푸틴 대통령은 하얼빈에서 제8회 러시아-중국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고 하얼빈공업대학(HIT)에서 교사·학생과 만난다.

CP-2022-0024@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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