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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가 “미국의 투자 위험이 광범해지고 있다”며 투자금 일부를 해외로 옮겨 분산 투자하기를 권했다. 달리오가 지적하는 미국의 위험은 정부 부채 부담부터 미국이 중심이 돼 벌어지는 국제적 갈등, 미국 내부의 정치적 양극화에서 비롯하는 일종의 ‘내전’까지 다양하다.
달리오는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여전히 좋은 투자처지만 다양한 위험이 커지고 있어 국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자금 일부를 해외로 이전하기를 권했다. 매력적인 투자처로는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그리고 일부 걸프만 국가를 꼽았다. 달리오는 FT에 “미국의 가장 좋은 지역은 여전히 자본주의와 혁신을 위한 세계 최고의 지역이지만 미국이 직면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지리적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출보다 더 많이 벌고, 대차대조표가 좋으며, 내부 질서가 있고, 지정학적 분쟁에서 중립적인 국가가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산 측면에서는 금도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달리오가 우려하는 미국의 위험은 우선 부채 문제가 있다. 그는 “높은 부채 수준 때문에 국채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고금리에 부채가 더 늘어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여러 국제 분쟁이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제 국채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한 것처럼 더 많은 국가에 제재를 가할 경우 국채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국 국채 매입을 금지할 수 있으며, 국제 구매자들의 수요 둔화는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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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오의 경고는 미국의 부채 더미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의회예산국(CBO)는 미국의 10년 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최고치인 106%를 넘고 이후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미 연방정부가 적자를 무시할 경우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일으켰던 영국의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트러스 전 총리는 2022년 9월 6일 취임한 이후 1972년 이후 최대의 감세와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했는데, 영국이 가뜩이나 누적된 경상수지 적자와 물가 상승 등의 문제를 안고 있던 상황에서 이 같은 발표는 금융시장에 대단히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며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트러스 전 총리는 안일한 경제 정책에 대한 큰 비판을 받으며 취임 45일 만에 사임을 발표했고 영국 역사상 최단임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다만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은 이런 우려가 과장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발행된 신규 국채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들에 잘 흡수됐으며, 발행 규모가 커져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미국의 ‘내전’도 35~40%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내전의 원인은 지난 수십 년 간 가속화되는 ‘정치적 양극화’다. 달리오는 자신이 말하는 ‘내전’의 형태에 대해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더 일치하는 다른 주로 이주하고, 반대하는 연방 당국의 결정에는 따르지 않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올해 미국 대선이 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이며 “내가 예측하는 위험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지 여부가 결정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가 잘 작동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달리오는 올해 74세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이자 1125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브리지워터를 창업했다. 그는 회장직에서 2021년에 물러났지만 세 명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의 고문으로 남아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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