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최고지도자로 꼽혔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가운데 외신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비선 실세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의 죽음으로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투명한 정치 체제 특성상 이란에서는 차기 최고지도자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란 정치권과 가까운 관료 및 학자 등은 라이시 대통령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아들인 모즈타바를 유력한 최고지도자 후보로 꼽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라이시의 죽음은 모즈타바가 최고위직에 오를 분명한 길로 여겨질 것”이라며 세습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봤다. 이란은 1979년 이란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만큼, 성직자나 정치인들 모두 세습 통치에 반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모즈타바는 공식 직책이 없어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일이 거의 없다. 최고지도자로서의 정당성을 가지려면 최소한 대중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란은 최고지도자가 모든 권력을 갖고 있다. 1979년 이란 혁명을 계기로 이슬람 성직자에 의한 통치가 시작됐다. 국가원수이자 총사령관이기도 한 최고지도자는 국가에 관한 모든 주요 결정을 내릴 책임이 있다. 남성만이 최고지도자에 오를 수 있으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최소 아야톨라 계급인 고위 시아파 신학자만이 최고지도자 후보가 될 수 있다. 아야톨라란 시아파 성직자 계급 중 하나로 ‘하느님의 증거’라는 뜻이다.
이와 달리 이란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다. 4년마다 국민 직접 선거로 선출된다. 대통령은 정치 배경 및 권력 장악 능력 등에 따라 정책 및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이란 대선은 오는 7월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헌법 131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할 경우 제1부통령이 최고지도자의 인준을 받아서 그 자리를 이어 받게 된다.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제1부통령은 국회의장, 사법부 수장 등과 함께 최대 50일 이내에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다음 대선은 2025년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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