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해산물 외식업체 레드랍스터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던 20달러(2만7500원) 새우 무한리필이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레드랍스터는 전날 플로리다주 파산법원에 연방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자산은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 부채는 100억달러로 서류에 기재됐다.
챕터 11 파산은 파산법원의 감독 하에 기업이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회생 가능성 없는 기업의 청산을 규정한 ‘챕터 7’과 구분된다.
레드랍스터는 앞서 지난 13일 실적이 부진한 93개 매장에 폐쇄 결정을 내렸다.
레드랍스터 측은 이번 파산보호 신청이 코로나19 팬데믹 후 고객들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데다 비용 급등과 금리 상승 여파로 경영난이 심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매장 방문 고객 수는 2019년 이후 약 30% 감소한 상태다. 청원서에 따르면 레드랍스터의 자산과 부채는 각각 10억~1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해 고객 유치를 위해 월요일 한정 이벤트였던 새우 무한리필 이벤트를 상시로 확대한 것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힌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당초 지난해 5월 20달러만 내면 원하는 만큼 새우를 먹을 수 있는 ‘얼티밋 엔드리스 쉬림프(Ultimate Endless Shrimp)’ 메뉴를 제공하기로 했다. 원래 매주 월요일과 기타 특별 이벤트에서만 제공됐지만,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고 싶었던 레드랍스터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 메뉴를 상시 메뉴로 바꿨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이 SNS를 통해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새우를 먹을 수 있는지 경쟁을 벌이는 등 수요가 폭발하면서 회사엔 악재가 됐다. 레드랍스터는 이 메뉴로 유인된 손님들이 다른 메뉴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기대했지만, 고객들은 해당 메뉴만을 찾았다. 결국 회사는 자신들의 계산 실수를 인정하고 이 메뉴의 가격을 25달러(약 3만4000원)까지 인상했으나 손해는 막심했다.
레드랍스터 측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외식이 줄어든 가운데 인건비는 상승, 회사 재정에 부담이 됐다”며 “특히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료가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1968년 출범한 레드랍스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인기를 끌었다. 미국 팝스타 비욘세의 노래 ‘포메이션’의 가사에 포함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매출 순위가 미국 내 24위에 오르는 등 번창했으나, 저소득층의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임에 따라 고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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