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꾀끼깡꼴끈’은 완전체가 아니다. 완전체는 ‘꿈꾀끼깡꼴끈꾼’이다. 한때 ‘성공하는 자의 7가지 특징’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퍼졌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꿈꾀끼깡꼴끈꾼’의 뜻은 다음과 같이 풀이된다.
1. 꿈: 비전, 목표(희망은 생명이다)
2. 꾀: 지혜, 창의력, 판단력(지혜는 쌓음이다)
3. 꼴: 생김, 됨됨이, 이미지, 외모, 자기관리(태도는 됨됨이다)
4. 끼: 개성, 열정, 소질, 재능(재능은 발견이다)
5. 깡: 배짱, 추진력, 집념(용기는 마음이다)
6. 끈: 네트워크, 인맥(인맥은 연결고리다)
7. 꾼: 전문성(전문가는 숙달이다)
이중 2~6번에 해당하는 ‘꾀끼깡꼴끈’이 지난 21일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위에 내걸렸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이토랜드, 네이버 지식인 등에는 해당 문구를 찍은 사진과 함께 그 쓰임새를 묻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이에 한 누리꾼은 “검색하니 박형준 (부산시장) 유튜브 나온다. 시 예산으로 시장 개인 유튜브 홍보라니”라고 반응했다.
실제로 유튜브 검색창에 ‘꾀끼깡꼴끈’을 검색하면 지난 1월 10일 박 시장의 유튜브 채널 ‘박형준의 생각TV’에 올라온 영상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ㅣ꾀끼깡꼴끈‘이 가장 위에 뜬다. 해당 영상에서 박 시장은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주철환 작가가 그의 책을 통해 관련 내용을 처음 언급했고 이후 박 시장이 이 문구(꾀끼깡꼴끈)와 관련해 말을 한 것”이라며 “뜻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내부적으로 기획해 추진한 것”이라고 23일 뉴스1에 설명했다.
대연터널 위 설치된 ‘꾀끼깡꼴끈’은 부산시설공단이 부산시 공공디자인 개선을 위해 첫 사업으로 진행한 기획물이다. 문구에 담긴 의미가 공감되는 내용으로, 시민을 위한 감성메시지 차원에서 접근했다는 게 공단 측 입장.
시민들 반응은 어떨까. 제보자 30대 최 모 씨는 “실제로 보면 흉물이다. 시 예산으로 저런 걸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며 “뜬금없이, 당황해서 웃음이 나온다”고 매체에 전했다. 운전자 40대 정모 씨는 “저 문구(꾀끼깡꼴끈)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몰라서 한참 봤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은 (한참) 보다가 사고를 낼 수 있겠다”며 “그것도 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 설치한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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