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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일 북한의 잇따른 오물풍선 살포·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등 비상식적이고 저열한 도발에 대응해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에 착수하기로 함에 따라 조만간 우리 군의 유력한 대북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도발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무더기 발사에 대응해서는 우리 군의 신형 다연장 로켓 ‘천무’ 실사격 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20여 개의 대남 오물풍선을 띄웠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시간당 약 20~50개의 오물풍선이 서울·경기·충청·경북지역에서 식별됐다. 지상에 낙하된 풍선은 군과 경찰이 신속히 출동해 수거했다. 지난달 29일 날아온 오물풍선을 더하면 총 약 1000개의 대남 오물풍선이 휴전선을 넘어 전국에서 발견됐다.
합참은 “현재까지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지난달 28~29일 식별된 오물풍선에 담겼던 담배꽁초, 폐종이, 천조각, 비닐 등의 오물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자동차 앞유리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22분께 경기도 안산의 한 빌라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 위로 오물풍선이 떨어졌다. 당시 승용차엔 탑승한 인원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앞유리가 크게 손상됐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대남 오물풍선, GPS 전파 교란 공격, 600㎜ 초대형 방사포 난사 등 각종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한·일·중 정상회의가 막을 내린 지난달 27일 밤 10시 44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방향으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발사했지만 공중폭발했다. 북한은 다음 날 위성 발사 과정에서 신형 로켓 1단이 공중 폭발했다며 발사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이날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도발을 지속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오후 9시께부터는 다량의 풍선을 남측으로 살포해 260여 개의 대남 오물풍선이 전국에서 발견됐다. 또 같은 달 29일부터는 매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쪽을 향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했고, 30일엔 SRBM으로 분류되는 600㎜ 초대형 방사포(KN-25) 18발을 동해상으로 무더기 발사하며 무력시위했다.
정부는 북한의 SRBM 무더기 발사 다음 날인 31일 입장발표를 통해 일련의 도발에 유감을 표하며 “북한이 멈추지 않는다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북한의 행태에 거듭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 자리에서 언급된 감내하기 힘든 조치로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유력하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돼 2004년에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됐다. 이후 천안함 피격 도발(2010년)과 목함지뢰 도발(2015년),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등의 대응 조치로 일시 재개되기도 했다. 현재는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후 대형 확성기를 모두 철거해 4년 9개월 동안 대북 방송이 중단됐다.
고정식·이동식 확성기는 20~30㎞ 전방까지 소리를 보낼 수 있다. 확성기를 통해 북한 실상을 다룬 뉴스, 가요 등을 방송해 내부 동요를 유발한다. 이 때문에 확성기는 치명적인 대북 심리전 무기다.
과거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2015년 8월 DMZ 목함지뢰 도발에 맞서 우리 군이 11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이 경기도 연천 육군 28사단에 배치된 확성기에 고사총 1발과 직사화기 3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또 우리 군은 북한의 SRBM 무더기 발사에 대응한 실사격 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앞 동해상으로 발사한 18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맞불성격으로 다연장로켓 ‘천무’의 대규모 사격 훈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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