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최대 이슈는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는 정부의 발표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약 3주 전인 지난달 16일 역술인 천공의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라온 영상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영상에서 천공은 “광물질이 대한민국에 엄청 많다” “앞으로 첨단시대다. 한반도에 있는 광물질들이 엄청난 값으로 쓸 수 있다. 파면 다 나온다.” “앞으로 우리는 산유국이 된다. 이 나라 밑에 석유, 가스 많다. 그때는 기술, 척도가 안 됐다. 지금은 된다. 대한민국 밑은 보물 덩어리다” 등 발언을 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월 4일 수원에서 촬영됐다. 천공은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역술인이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정부의 ‘석유 발표’를 두고 ‘천공 예언설’이 일었다. 지난 3일 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석유 140억 배럴' 발표 2주 전…천공 "한국 산유국 돼">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가 달린 게시물이 올라왔다.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보다 구체적인 언급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왔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천공 연루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천공과의 연루설 이런 건 저도 별로 믿고 싶지는 않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진행자가 프로그램 말미에 한 차례 더 의견을 묻자 천 원내대표는 “천공 스승 옛날에 누가 소개시켜주겠다고 그랬는데 그때 소개를 못 받은 게 좀 아쉽기는 하다”며 “선행리딩방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선행리딩방’은 주식리딩방(메신저를 통해 주식 종목 추천 및 투자에 도움을 주는 행위)을 이용한 사기적 부정거래의 일종이다. 수법은 이렇다. 주식 방송 등 운영자가 특정 종목의 주식을 미리 매수한다. 운영자는 보유 사실을 숨긴 채 이용자들에게 해당 종목을 고가에 매수하라고 추천한다. 이용자들의 매수로 매매가가 상승하면, 운영자는 가지고 있던 물량을 매도해 시세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실제로 정부 발표 직후 석유·가스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탔다. 이날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 홍구석유, 중앙에너비스 등 석유가스 관련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 가까이 오르며 장을 마쳤다. 천 원내대표가 언급한 ‘선행리딩방’ 사태가 실제 일어날 경우, 정부 발표 전 석유·가스 관련주를 미리 매수해둔 소수는 막대한 이익을 보고 이후 매수한 다수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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