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른 도심 풍경 / 사진=스위스정부관광청
동에서 서쪽 끝까지는 기차로 5시간, 북에서 남쪽 끝까지는 3시간 정도가 걸리는 스위스. 아름다운 알프스의 나라 중심에 ‘스위스의 심장’이라는 별칭을 가진 도시가 있다. 바로 호반 도시 루체른(Luzern)이다. 730~735년 베네딕토회 수도원이 생겨나면서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한 루체른은 무역 중심지로 힘을 키웠고 지금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관광 도시가 됐다. 알프스, 유리알 같은 빙하 호수 그리고 아름다운 중세 도시 모습을 모두 보고 싶다면 루체른으로 가면 된다.
# 루체른 기차역 Luzern Train Station
루체른 기차역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루체른 여행의 시작은 바로 기차역이다. 스위스 교통의 중심지인 루체른은 취리히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루체른 기차역이 처음 생긴 건 1856년이었다. 옛 루체른 역사는 서울역 구 역사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옛 역사는 불타 없어졌다. 1971년 2월역 직원 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역으로 옮겨붙었고 1시간 이내 전소됐다. 지금 루체른역은 1991년 문을 연 새 역이다. 기차역에서 나오면 길 건너편에 건물 앞쪽 파사드가 복원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Bahnhof Luzern
6003 Lucerne, 스위스
# 카펠교 Chapel Bridge
루체른의 상징 카펠교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루체른시를 통과하는 로이스(Reuss)강에 놓인 목조다리로 1360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인근 성 베드로 예배당(St. Peter’s Chapel)까지 이어지는 다리라고 해서 카펠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목조다리 위에 지붕을 얹은 형태로 내부에는 17세기에 그려진 그림이 있었는데 1993년 화재로 인해 절반 이상이 불타 없어졌다. 다리는 재건 공사를 거쳐 이듬해에 일반인들에게 다시 공개됐다. 다리를 걷다 보면 까맣게 그을린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맨 처음 다리의 길이는 270m가 넘었는데 지금은 약 204m만 남아 있다. 다리에는 8각 기둥의 급수탑이 있는데, 급수탑이 다리보다 약 30년 먼저 지어졌다.
1993년 화재로 인해 그을린 카펠교 내부 모습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스위스 6002 Luzern, Kapellbrücke, 카펠교
스위스 6002 Luzern, Kapellbrücke, 카펠교
# 루체른 주간 시장 Wochenmarkt
루체른 주간 시장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로이스강변에서 매주 화·토요일마다 루체른 주간 시장이 열린다. 인근 농부들이 직접 기른 신선한 채소와 알프스 산에서 생산한 치즈, 야생화와 빵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시장은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만 열린다. 시간대가 맞다면 산책하듯 강변을 거닐며 마켓 구경에 나서보자.
St .Karliquai, 6004 Luzern, 스위스
St .Karliquai, 6004 Luzern, 스위스
# 예수회 성 프란치스코 카비에르 가톨릭 교회
Jesuit Church St Francis Cavier
로이스 강변에 위치한 예수회 성 프란치스코 카비에르 가톨릭 교회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알프스 북쪽 스위스에 최초로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가톨릭 교회다. 1667년 건설을 시작해 1673년 외관과 제단 등이 완성됐다. 카펠교 주변 로이스강변에 위치해 찾아가기 쉽다. 하얀 외관으로 된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파스텔톤이 돋보이는 화려한 예배당이 보인다. 천장 벽화에는 루체른의 수호성인 성 프란치스코와 성모 마리아 등이 그려져 있다. 교회는 콘서트장으로도 이용되고 오르간 연주자들이 연습장으로도 사용한다. 운이 좋으면 예배당 안에 울려 퍼지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도 있다.
Jesuit Church St Francis Cavier
Bahnhofstrasse 11A, 6003 Luzern, 스위스
# 니들 댐 Needle Dam
니들 댐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예수회 성 프란치스코 카비에르 가톨릭 교회에서 나와 카펠교를 등지고 강을 따라 걷다 보면 로이스강 위에 얇은 목교 같은 구조물이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건너다니기엔 좁아보이는 이 구조물이 바로 니들 댐이다. 1859년에서 1891년 사이에 루체른 호수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세워졌다. 현재의 니들 댐은 2011년 레노베이션된 것으로 현재까지도 수동으로 댐을 작동시킨다. ‘바늘’이라고 불리는 목재를 더하거나 빼서 호수의 수위를 조절해 홍수를 방지한다.
Lucerne Needle Dam
Reusssteg, 6003 Luzern, 스위스
# 호텔 데 발랑스 Hotel des Balances
호텔 데 발랑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루체른 구도심에 위치한 호텔 데 발랑스는 1199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내부는 아르누보(Art Nouveau) 양식으로 꾸며졌는데 과거 귀족들이 이곳에 모여 차를 마시며 사교 생활을 즐겼다. 후에 호텔 데 발랑스 건물은 시청사와 길드 하우스, 일종의 상인 조합 사무실로도 사용되다가 1807년부터는 여관으로 바뀌었다. 100년 전 루체른의 중심지로 건물 주변에서는 수산 시장과 와인 시장이 열리기도 했다. 호텔 데 발랑스’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시작한 건 1836년의 일이다. 건물 외벽에는 과거 여관의 이름과 길드 하우스 시절 새겼던 벽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
Weinmarkt, 6004 Luzern, 스위스
Weinmarkt, 6004 Luzern, 스위스
# 루체른 타운홀(구 시청사) Town Hall on Kornmarkt
루체른 구 시청사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루체른 타운홀은 문화 기념물로 지정된 곳으로 1602년에서 1606년 사이 건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공건물로 꼽힌다. 루체른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에는 아직도 밤낮으로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현재 타운홀 건물은 공연과 전시, 결혼식 등 시민들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Kornmarkt 3, 6004 Luzern, 스위스
Kornmarkt 3, 6004 Luzern, 스위스
# 프리치 분수 Fritschibrunnen
프리치 분수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성 베드로 예배당 앞에 있는 분수다. 루체른 도심에는 약 250개의 야외 분수가 있다. 인근 필라투스 산에서 흘러나온 물로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프리치 분수다. 1918년 만들어진 것으로 매년 열리는 루체른 카니발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Kapellpl. 3/7,6004, 6004 Luzern, 스위스
Kapellpl. 3/7,6004, 6004 Luzern, 스위스
# 스위스 교통박물관 Verkehrshaus
스위스 교통박물관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루체른 도심에서 스위스 교통박물관으로 가는 방법은 두가지다. 버스를 타면 10분, 페리를 타면 16분(기차역 기준)이 걸린다. 스위스 교통박물관은 가족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다. 이름 그대로 스위스에서 탈 수 있는 모든 대중교통에 대해 다루고 있는 박물관으로 기차, 자동차, 항공, 우주, 배 등으로 나눠 전시를 선보인다. 1959년 개관해 수많은 레노베이션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교통박물관 입구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전용 터널 고트하르트 터널(Gotthard Tunnel)을 뚫을 때 사용했던 거대한 드릴이 놓여 있다. 철도국답게 메인은 역시 철도관이다. 수많은 빈티지 기차부터, 푸니큘라, 코그휠 열차 같은 산악열차 실물을 전시하고 있다. 도로 표지판으로 외관을 감싼 도로 교통관에서는 전 세계 유명 브랜드의 빈티지 카를 구경할 수 있다.
Lidostrasse 5, 6006 Luzern, 스위스
Lidostrasse 5, 6006 Luzern, 스위스
‘스위스의 심장’ 루체른은 두 발로 걸으면서 여행하기 편한 도시다. 고즈넉한 구도심, 로이스 강 위를 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버티고 있는 카펠교를 지나 루체른 호수까지 완벽한 하루가 보장된다.
[홍지연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