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는 방법은 가지각색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심을 둘러보는 ‘시티 투어’를 한다.
시티 투어를 즐길 수 있는 법도 여행사 투어부터 도보 여행까지 다양하다.
베를린에서는 특별한 방법으로 시가지와 주요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다.
시내버스 100번을 타고 여행하는 하루 코스를 소개한다.
베를린 시내버스 100번
베를린 시내버스 100번 / 사진 = 플리커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2층짜리 투어버스를 운행한다.
투어버스를 통해 관광객들도 주요 명소들을 쉽게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비용이다. 1인당 약 4만~5만원에 달하는 버스표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베를린에서는 투어버스를 탈 필요가 없다. 시내버스 100번이 있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100번은 베를린의 주요 관광지마다 정차한다.
일회용, 1일 단위 등 여러 종류로 파는 표와 짧은 배차 간격도 장점이다.
관광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베를린을 돌아볼 수 있다.
100번 버스를 탔을 때 꼭 내려서 둘러봐야 할 곳들을 모아봤다.
카이저 빌헬름 교회
Kaiser Wilhelm Memorial Church
카이저 빌헬름 교회 / 사진 = 플리커
처음 내려야 할 곳은 카이저 빌헬름 교회역(Breitscheidplatz)이다.
카이저 빌헬름 교회는 현대 독일의 전신(前身)인 독일 제국(German Empire)의 세운 빌헬름 1세(William I, 재위 1861~1888)를 기념하기 위해 1895년 세워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첨탑이 부셔졌지만 재건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전쟁의 참혹함을 전하고 있다.
무너진 첨탑의 모습이 썩은 치아 같아 독일인들에게 ‘충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는 본관을 둘러싸고 있는 신관에서 예배, 연주회 등 교회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카이저 빌헬름 교회에서는 나치로부터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고자 러시아 정교회가 기증한 십자가를 볼 수 있다.
입구에는 전쟁, 테러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추모하는 공간도 있으니 조심스레 위로의 마음을 전해보자.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
Breitscheidplatz, 10789 Berlin, 독일
베를린 전승기념탑
Victory Column
베를린 전승기념탑 / 사진 = 플리커
다음 목적지는 전승기념탑이다. 버스를 타고 전승기념탑역(Großer Stern)에서 내리면 도착할 수 있다.
독일의 초대 황제 빌헬름 1세는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독일을 통일한다.
이를 기념하고자 1864년부터 1873년에 걸쳐 세운 탑이 전승기념탑이다.
원래는 독일 국회의사당 앞에 위치했지만 1939년 히틀러에 의해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탑의 나선형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면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베를린 시내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전승기념탑을 들러 멋진 경치를 감상해보자.
베를린 전승기념탑
Großer Stern, 10557 Berlin, 독일
독일 국회의사당
Reichstag Building
독일 국회의사당 / 사진 = 플리커
다시 버스를 타고 국회의사당역(Bunderstag)에서 내리면 독일 국회의사당이다.
1894년 완공된 국회의사당은 현대사의 풍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33년 건물에 큰 화재가 일어나 본회의장을 비롯한 여러 시설들이 파괴되었는데, 히틀러가 방화의 배후로 독일 공산당을 지목하면서 공산주의 탄압이 심해지고 이를 토대로 나치당은 더욱 세력을 확장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폭격으로 크게 부서지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은 1958년부터 1972년 사이에 재건되었다.
1989년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있던 독일이 통일된 이후로는 독일 연방의회의 본거지가 되었다.
통일 이후 재건축이 이뤄졌는데, 이때 안마당에 투명한 유리 돔이 세워지게 되었다.
돔에는 관광객들도 입장 가능하며, 무료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국가의회 의사당
Platz der Republik 1, 11011 Berlin, 독일
박물관 섬
Museum Island
박물관 섬 / 위 = 플리커, 아래 = 언스플래쉬
다음으로는 박물관 섬역(U Museumsinsel)에 내려 보자.
박물관 섬은 말 그대로 박물관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박물관 섬에는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 구국립 미술관(Alte Nationalgalerie), 구박물관(Altes Museum), 신박물관(Neues Museum), 보데 박물관(Bode-Museum)이 있다.
박물관마다 입장료가 있기 때문에 두 개 이상의 박물관을 둘러볼 예정이라면 5개의 박물관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뮤지엄패스를 사는 것이 좋다.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지만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니 여권 등 증빙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
알렉산더 광장
Alexanderplatz
알렉산더 광장 / 사진 = 언스플래쉬
종점인 알렉산더 광장역(Alexanderplatz)에서 내리면 벌써 여행의 마지막이다.
알렉산더 광장은 베를린의 중심가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원래 군대의 퍼레이드나 시장이 열리던 곳이었는데, 1805년 러시아 황제인 알렉산더 1세(Alexander I, 재위 1801~1825)의 베를린 방문을 기념해 광장에 이름이 붙여졌다.
대형 쇼핑몰들이 몰려있어 쇼핑을 하기에도 좋다.
광장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만끽하며 쇼핑도 즐겨보자.
알렉산더 광장
10178 Berlin, 독일
시내버스 100번만으로도 베를린 주요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다.
가성비 넘치는 여행을 위해, 버스 여행을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글=이나한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