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은 비용이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야 할 길입니다.”
구창근 CJ ENM 대표는 6일 제28회 부산영화제가 한창인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롭고 드라마틱한 CJ의 밤’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영화 위기를 타파할 방안을 글로벌 시장에서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구 대표는 “CJ는 10여년 간 미국 할리우드에서 동남아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씨앗들을 심어왔고 이제 그 성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 ENM은 2007년 미국 워너 브라더스가 제작한 ‘어거스트 러쉬’에 투자하며 글로벌 시장에 발을 들였다. 중국·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튀르키예 등에서 100여편의 영화 투자·제작에 참여했다. 올해 부산에서 공개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CJ ENM이 미국 할리우드에서 최근 주목받는 스튜디오인 A24와 함께 만든 영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위축된 한국영화 투자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구 대표는 “CJ가 영화 투자를 그만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질의 영화가 세상에 나오도록 건강한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CJ ENM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시장의 수익률과 위험이 달라진 만큼, 변화된 시장에 적합한 투자 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협업 방식을 시도해 양질의 영화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구 대표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보는 시청 행태와 그에 따른 비즈니스 위험부담이 변한 점을 고려해 영화가 고객을 만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객의 바뀐 동선 등 시장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영화 사업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티빙을 비롯해 CJ가 확보한 다양한 국내외 플랫폼과 채널을 통해 한국 영화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행사에는 윤제균 CJ ENM 스튜디오스 콘텐츠 대표, 최주희 티빙 대표,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이 연설자로 참석했다. 윤 대표는 “영화계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극복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주연배우 유태오, 티빙 시리즈 ‘운수오진날’ 필감성 감독, 배우 이성민·유연석·이정은, ‘LTNS’ 임대형·전고운 감독 등도 참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