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시우 기자 | 검찰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주범 이경우와 공범 황대한, 배후에서 범죄자금을 제공한 유상원·황은희 부부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이경우와 범행에 가담했던 연지호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 심리로 열린 ‘강남 납치 살해 사건’ 일당의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또한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빼돌려 3인조에 제공한 것으로 조사된 이경우의 부인 허모씨와 피해자 동선을 파악하는 등 범행을 도운 황대한의 지인 이모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7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경우는 황대한, 그리고 황대한이 운영했던 배달대행업체 직원 연지호와 역할을 나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3월 29일 서울 강남구에서 피해자 A씨를 납치한 뒤 살해하고 대청댐 부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강도살인예비·사체유기)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이경우의 제안으로 7000만원의 범행 자금을 건넨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에 실패한 후 피해자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범행의 잔악성은 이루 말할 수 없고 학교가 밀집한 통학구역에서 범죄가 일어나 우리 사회 형사 사법 시스템과 치안 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팽배하게 만들었다”며 “엄중한 처벌을 통해 충격과 공포에 빠진 국민을 위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귀가 도중에 납치돼 영문도 모른 채 사망했고, 사망 직전까지 가상화폐 계좌 비밀번호 등을 강요받았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참담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피고인들 대부분이 범행을 뉘우치지 않고 수사기관을 비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무거운 죄에 상응하는 중형을 선고해 유족의 아픔을 달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경우 일당은 이날 재판에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이경우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사전 계획한 사실이 전혀 없고 피해자가 약물에 중독돼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모의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경우도 “강도 범행은 인정하지만 살인은 모의하지 않았고 살해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황대한과 연지호 역시 “이경우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납치하고 마취제를 주사했을 뿐”이라며 살해 의도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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