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반말을 해야 칭찬받는 한 교수의 수업이 화제가 됐다.
지난 15일 JTBC는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국어국문학 교수의 수업을 소개했다.
여기서는 교수와 학생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평어로 대화한다. 언어가 가로막는 동등과 존중의 가치를 실험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보도 영상을 보면 실제로 학생과 교수는 서로 반말을 썼다. “(메신저) 톡방 만들고 있어”, “차이가 있어?”, “아니 똑같은 거 같아. 같은 건데순서대로 1, 2, 3, 4 만들어진 순서이거든”이라는 말이 오갔다.
‘교수님’이라는 호칭도 쓰이지 않는다. 서로 이름으로 부른다.
실제로 김 교수와 학생들 간 나이 차는 서른 살도 넘는다.
경희대 학생 김선민 씨는 “출석 부르실 때도 ‘네’가 아니라 ‘어’ ‘응’으로 대답해야 했고. 막상 써보니까 좀 재밌기도 하고 색다르게 느껴져서…”라고 말했다.
강의 시간엔 물론이고 메일에서도 주고받는 이곳의 반말은 위아래가 구분돼있는 반말과는 다르다.
김 교수는 “존댓말은 2층짜리 집 같은 느낌이 드는데, 평어는 2층집을 1층집으로 바꾸는, 그 속에서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한다”라고 설명했다.
누군가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평어 수업은 타 대학에서도 찾아오고 유학생에게도 인기다.
중국 유학생 송이전 씨는 “‘합니다’ ‘습니다’ 그런 게 되게 헷갈렸고 그런데 한국에 5년 있다 보니까 존댓말이 편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평어가) 많이 익숙해졌어요”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약속이나 규칙을 조금만 바꾸기만 한다면 다른 문화나 다른 어떤 태도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말 놓을 용기’라른 책을 쓴 철학자 이성민 씨는 JTBC에 “평어는 성인들의 우정의 언어”라며 “자기 앞에 있는 사람한테 호기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조심스런 의견들도 있다. 원래 취지와 달리 선생님을 우습게 보거나 상호질서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존댓말도 우리 언어의 고유한 특성이니 차라리 서로 존대하는 게 더 좋은 방향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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