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정부가 5G 단말에서도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약관 변경을 추진하는 데 대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정책 방향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요금 가격 책정 등 세부 기준 마련 과정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 개정 없이 사업자 간 협의를 거쳐 약관을 개정해 5G·LTE 통합요금제를 추진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의 일환으로 ‘단말기가 서비스를 지원하면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었지만 빠른 실행을 위해 방향을 틀었다.
5G 단말에 LTE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국회에서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완주 의원(무소속)은 “현행 LTE 요금제는 이미 감가상각이 끝났다”며 LTE 요금제의 이용 품질 대비 가격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통3사 5G 평균 전송 속도는 896.10Mbps지만 LTE 평균 전송 속도는 151.92Mbps로 6배 가량 느리다. 반면 최저 요금제 선택 시 5G 데이터 평균 단가는 약 7800원, LTE데이터 평균 단가는 2만2000원으로 LTE가 3배 가량 비싸다.
박 의원은 이를 근거로 LTE와 5G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 요금제를 도입해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높이자고 주장했다.
이통 3사는 고객 선택권 강화와 편익 제고를 위해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다만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요금제 마련 기준 자체가 달라 정량 비교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통신사 관계자는 “LTE 요금제 출시 당시 평균 단가와 5G 요금제의 평균 단가가 다르다”며 “인프라 투자 비용도 같은데 동일선에서 비교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LTE 단말의 LTE 요금제와 5G 단말의 5G 요금제를 직접 비교할 수 없는 만큼, 5G 단말에 LTE 요금제를 도입하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합 요금제를 내놓으려면 기준이 필요한데 5G를 따를지, LTE를 따를지, 아니면 중간 단계를 설정할지 논의할 게 많다”고 말했다.
통합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이통사들은 실적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PRU)은 각각 2.4%, 4.5% 감소한 2만9920원, 2만8304원으로 집계됐다.
KT가 유일하게 4.6% 증가해 3만3948원을 기록했지만 IoT(사물인터넷) 회선이 포함된 수치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지 않은 상황이다. 5G 가입자를 중심으로 무선서비스 수익을 확보하고 있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통합 요금제 출시를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 방향이 설계됐다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실익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은 데다 고려할 요소도 많아 최소 1년 이상 의견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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