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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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 올림픽에 야구 종목이 7년 만에 돌아오는 것이 확정됐다. 한국 역시 20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할 예정인 가운데, 메이저리그(MLB)의 스타플레이어도 참가를 예고했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야구 종목이 부활할 예정인 가운데,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슈퍼스타 브라이스 하퍼(31)도 미국 대표팀 일원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6일 인도 뭄바이에서 제141차 총회를 열고 “야구·소프트볼을 포함해 크리켓과 플래그 풋볼, 라크로스, 스쿼시 등 5개 종목을 2028 LA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승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IOC 홈페이지에 따르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 5개의 종목을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면서 미국의 스포츠 문화를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다. 반대로 세계적인 스포츠를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들 종목은 LA 올림픽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경기 장면. /사진=뉴스1 |
앞서 2028 LA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 5개 종목을 일시적으로 올림픽에 추가할 정식 종목으로 제안했고, IOC 집행위원회가 승인했다. 최종 절차로 IOC 총회에서 전체 90표 중 88표의 압도적 지지 속에서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지난 1984 LA 대회와 1988 서울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시작된 야구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후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꾸준히 야구 경기가 개최됐지만, 유럽에서 대회가 열렸던 2012년 런던 올림픽과 남미에서 대회가 진행됐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이어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다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는데, 이는 개최국인 일본이 야구와 밀접한 연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시 내년에 유럽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이번 LA 올림픽에서 야구가 다시 정식 종목이 된 것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의 노력이 컸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리치는 자신의 SNS를 통해 “MLB 사무국과 MLBPA는 지난 7월 올림픽 야구 부활을 위한 공동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다만 시즌 중 열리게 될 올림픽에 메이저리거들의 출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
이런 상황에서 하퍼가 먼저 출전 의사를 밝힌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하퍼는 17일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을 앞두고 LA 올림픽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이날 생일을 맞이한 그는 “아내가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당신의 생일 소원 중 하나가 올림픽에 야구가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니었냐’며 해당 내용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하퍼는 “2028년이면 나도 늙었기 때문에(36세) 합류하기를 원할지는 모르지만, 올림픽에 나가는 건 항상 꿈이었다”며 “특히 미국에서 개최하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퍼는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중 하나인 내셔널 하키 리그(NHL)처럼 시즌을 중단하고 올림픽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퍼의 말처럼 NHL은 지난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4 소치 대회까지 올림픽 기간 휴식기를 갖고 선수들의 차출을 허용했다. 다만 2018년 평창 대회부터는 NHL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
하퍼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그는 만 20세인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올 시즌까지 통산 15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306홈런 889타점 133도루 OPS 0.912의 성적을 거뒀다. 워싱턴 시절인 2015년에는 42홈런으로 리그 1위에 오르며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이런 활약 속에 하퍼는 2018년 13년 3억 3000만 달러(약 4474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그는 2021년에도 35개의 홈런과 OPS 1.044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다시 한번 내셔널리그 MVP의 주인공이 됐다. 올스타에도 7차례 선정되는 등 실력과 쇼맨십 등을 겸비한 선수다.
다만 국가대표팀과 인연은 없었다. 프로 입단 후 2013년과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않았던 그는 2023년 대회에 참석할 뜻을 강력히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수술)로 인해 출전이 무산됐다. 하퍼는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미국을 대표하고 싶다”면서 “WBC도 훌륭한 대회지만, 올림픽만큼은 아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만약 하퍼를 비롯한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게 된다면 올림픽 농구와 같은 ‘드림팀’이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2008 베이징 대회 금메달 이후 20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 입장에서도 어려운 대회가 될 전망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우승을 거둔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
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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