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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이 경기 발목?”…정부 “보기에 따라선 내년도 확장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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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10.17.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10.17.

정부의 ‘재정 허리띠 조이기’가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경제 성장에 있어 정부 기여도는 지난해까지 3년째 축소됐는데 올해는 2분기 연속 성장률을 아예 갉아먹었다. 내년에는 지출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 이런 우려가 더 크다. 다만 정부는 “재정이 경기의 발목을 잡는 상황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의 정부 기여도는 각각 -0.3%포인트(p), -0.5%p를 기록했다.

정부 기여도는 연간 기준으로 2020년 1.1%p, 2021년 0.7%p, 2022년 0.5%p 점차 낮아지는 추세였는데 올해 1·2분기에는 아예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는 의미다. 올해 1·2분기 우리 경제가 각각 0.3%, 0.6%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 기여도가 0.6%p, 1.1%p에 달했기 때문이다.

정부 기여도 하락은 새 정부 출범 후 이뤄진 재정정책 기조 전환과 무관치 않다. 정부는 지난 정부 때 지출을 지나치게 늘려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보고 ‘지출 허리띠’를 조여왔다. 올해 총지출 규모는 63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679조5000억원)보다 줄었는데 전년 대비 총지출 감소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부 지출 감소가 경제 위기의 진앙지”라고 지적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 2분기 소비·투자·수출이 전기 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과 관련해 “정부 소비(-2.1%), 정부 투자(-1.3%) 감소로 발생한 정부발 트리플 위기”라며 “정부 지출이 전분기 대비 2.1% 감소한 것은 1997년 1분기 이후 최초”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10.16.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10.16.

정부는 내년 지출을 한층 조이기로 했다. 지난 9월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은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조9000억원 규모다. 2.8%는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에 따라 정부 기여도가 크게 낮아져 우리 경제 저성장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가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해는 약 59조원 규모 세수 결손이 예상되지만 부족분을 기금 여유 재원 등으로 충당해 ‘세금을 적게 걷고 지출은 정상적으로 하는’ 사실상의 확장재정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세금을 덜 걷었으면 원래 적게 써야 맞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쓸 것은 쓰겠다는 것”이라며 “재정이 (경제 성장에 있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도 시각에 따라 확장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 증가율(2.8%)이 경상성장률 전망치(4.9%)보다 낮은 점을 고려하면 긴축 재정이지만 올해 대비 세수 감소를 예상하면서도 지출을 늘리는 점에선 확장 재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재정을 완전히 긴축적으로 운용해 경제 발목을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방만하게 운영해서도 안 된다”며 “건전재정 기조는 지켜가야 한다”고 말했다.

CP-2022-0012@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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