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수산물 먹방’을 거듭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와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는 17일(현지시각) 총리 관저에서 중국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조치 관련 회담을 진행하고, 함께 홋카이도산 가리비 회를 시식했다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스즈키 지사는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조치를 겨냥해 정부가 노력해달라”고 요청했고, 기시다 총리는 “어업인들을 지킬 방침을 확실하게 관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 마련된 홋카이도산 가리비 회를 먹으며 “살이 두툼하고 부드러우며 보기에도 좋다. 한 입 더 먹어도 되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에는 중국의 수산물 금수조치 이후 일본의 가리비 수출 상황이 녹록지 않은 배경이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국 수출품인 홋카이도산 가리비의 출하가 멈추면서 지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홋카이도산 가리비의 중국 수출 물량은 전체의 66% 규모로, 434억엔(약 3909억원)에 달한다.
판로가 끊긴 홋카이도산 가리비가 냉동 창고에 8m 높이 천장까지 가득 쌓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한 업체는 학교 급식용으로 가리비 10만명분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재고 처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먹는 것으로 응원하자. 일본산 가리비를 많이 먹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한 바 있다.
지난달 새로 임명된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은 아예 “먹고 말 거야, 일본!”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나와 국민 1인당 연간 5개의 가리비를 먹으면 가리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캠페인을 내걸기도 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24일 일본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응해 일본 전역의 수산물 수입을 중지했다. 위기를 감지한 기시다 총리는 곧이어 후쿠시마산 농어, 넙치 문어 회 등을 점심으로 먹으며 ‘수산물 먹방’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정부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기 위해 16일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러시아 연방 수의식물위생감독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는 중국의 조치에 동참한다”며 “일본산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본의 종합적인 정보를 받을 때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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