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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일주일에 두번은 떡복이·김치 먹죠”…말레이시아 MZ 사로잡은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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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은 K-푸드를 먹어요. K-팝을 즐겨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K-푸드에도 빠지게 됐죠.”

지난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대형 쇼핑몰인 선웨이 피라미드에서 만난 웨이야오(22세)씨는 K푸드 마니아다. 이날은 K팝 커버댄스팀 퀸덤(KEENDOM) 소속으로 ‘K-푸드 페어’ 행사장에서 한국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 ‘슈퍼샤이’에 맞춰 커버 댄스를 선보였다. 웨이야오씨는 “친구들도 저도 떡볶이와 치킨, 순두부, 김치 등을 즐겨 먹는다”며 “말레이시아 젊은 층 사이에 ‘한국 음식은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행사장에서 한국 식품을 둘러보던 아이비(25세)씨도 “한국 음식 중 김치를 가장 좋아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한국 음식을 꼭 먹는다”며 “행사장에서 비빔밥과 불닭볶음면 등을 직접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사흘간 K푸드 1300만원어치 팔려

K푸드에 대한 인기는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판매관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K-푸드 페어를 주최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들을 겨냥해 K팝 커버댄스와 불닭 챌린지, 태권도 공연, 전통놀이 체험 등은 물론 현지 마트를 통해 붉닭라면 등 한국 라면과 음료, 과자 등을 판매하는 코너도 운영했다. aT 관계자는 “판매 행사가 진행된 13~15일 사흘간 4만4700링깃(약 1300만원) 어치가 판매됐다”며 “예상보다 판매량이 많아 K푸드에 대한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에서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진행한 ‘K푸드 페어 B2B(기업 간 거래) 수출상담회’에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현지 주력 구매기업(바이어) 56개 업체와 국내 농식품 수출기업 30개 업체 간 총 237건, 2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이 중 총 22건, 230만달러 규모의 업무협약(MOU) 및 현장 계약이 성사됐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산 농림축산물의 말레이시아 수출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수출액은 2018년 1억1246만달러에서 2022년 1억7938만달러로 59.5%(6692만달러) 급증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도 1억509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글로벌 할랄 허브’ 말레이시아서 가능성 확인한 한우

최근 한우 수출길도 열렸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인구의 60% 이상으로 할랄식품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를 웃도는 세계 할랄 시장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K-푸드 페어에서도 할랄 한우 홍보관에 구매기업의 관심이 집중되는 등 한우 현지 시장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글로벌 할랄 허브’를 목표로 이슬람개발부(자킴)에서 할랄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소고기를 수출하려면 할랄 인증이 필수적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2016년부터 한우를 수출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쳤고, 올 3월 한우수출업체 한다운FSL이 운영하는 강원 홍천 소재의 도축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 할랄 한우는 올 7월부터 정식으로 말레이시아에 수출되고 있다. 유창열 한다운 대표는 “말레이시아에 한우 수출 첫해인 올해는 한우를 맛보지 못해본 현지 수요자들에게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기존 일본 와규만 판매하던 호텔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한우를 활용한 메뉴 출시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 메르디앙 쿠알라룸푸르 호텔에 위치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프라임은 한우 메뉴를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프라임에서 만난 앙투앙 로드리게스 총괄 셰프는 한우 스테이크를 선보이며 한우의 상품성을 극찬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선 일본·호주산 와규 등 더 유명해 한우를 잘 몰랐지만, 한우를 맛본 후에는 한우가 여러 소고기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한우를 먹어 본 손님들이 정말 맛있다. 환상적이다 등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우를 맛보기 위해 이날 프라임을 찾은 말레이시아 손님도 있었다. 실비아 림씨는 “2주 전에 한우를 우연히 시식해보고 너무 맛있어서 한우 메뉴가 있는 식당을 찾아서 지인들과 함께 오게 됐다”며 “식감과 맛이 너무 좋아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가능한 빨리 한우를 맛보라고 재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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