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플랫폼 사전규제인 디지털시장법(DMA)은 현지 시장 환경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토종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플랫폼 시장 환경에는 어울리지도, 맞지도 않습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알파벳·아마존·애플·바이트댄스·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대형 플랫폼사업자의 일정한 행위를 사전에 금지하거나 이행 의무를 부과하는 EU DMA 같은 규제는 우리나라에 적합치 않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우리 국가 경제 발전 관점으로 봤을때 EU와 비슷한 사전규제 프레임을 바탕으로 플랫폼 규제에 대한 이슈가 우리 사회에서 화두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라며 “EU DMA는 토종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 그들의 시장 환경에만 철저히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할 정도로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종플랫폼 기업을 보유한 국가”라며 “국내의 플랫폼 시장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DMA와 같은 사전규제 도입은 고려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만약 우리나라가 플랫폼 사전규제를 도입한다면 미국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을 견제하는 EU와는 달리 오히려 우리 토종플랫폼 기업들을 옭아매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말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우리 토종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토종플랫폼 기업들은 다른 산업군보다 높고 강한 자립심으로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고민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토종플랫폼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미미한 수준인 상황에서 국내 사전규제 신설은 이들의 설 자리를 글로벌 기업에 넘겨주는 처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의 플랫폼 산업의 글로벌 디지털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오히려 자국 플랫폼 기업에 대해 규제가 아닌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라며 “토종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우리나라에서 세계 시장의 흐름에 반하며 스스로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플랫폼 기술력은 글로벌 디지털패권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라며 “우리나라가 플랫폼 산업에서 글로벌 강자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사전규제 제정으로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