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SK하이닉스, 소프트뱅크에 제휴 타진”…SK하이닉스 “사실 아냐”
(도쿄·서울=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장하나 기자 =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생산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경영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키옥시아에 투자한 SK하이닉스가 이에 반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은 18일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경영 통합 교섭에 대해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한국의 SK하이닉스가 난색을 보인다고 전했다.
웨스턴디지털은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 키옥시아홀딩스와 지주회사를 설립해 경영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
양사 통합에는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 동의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아직 동의 의사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으로 SK하이닉스는 2018년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키옥시아는 웨스턴디지털과 통합을 위해 이번 주 내 일본 금융기관에 2조엔(약 18조원) 규모의 융자 약속을 받기 위해 최종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동의를 얻지 못하면 금융기관 교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 점유율 2위 업체”라며 “SK하이닉스는 장래 제휴를 모색하던 키옥시아가 타사와 통합하는 데 거부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낸드 시장의 지난해 세계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3.7%로 1위였다.
지난해 3위 키옥시아(18.6%)와 4위 웨스턴디지털(13.1%) 점유율을 합치면 31.7%로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요미우리는 “SK하이닉스는 이번 통합안으로 웨스턴디지털 주도권이 강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협상에는 미국과 일본 정부도 깊이 관여해 협상 향방이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통합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키옥시아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SBG)에 제휴를 타진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산하에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보유하는 등 인공지능(AI)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AI 사업을 강화하는 소프트뱅크그룹으로서는 SK하이닉스 및 키옥시아와 협업하면 AI 보급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소프트뱅크와 협력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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