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자당인 국민의힘 내년 총선 계획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영남권 중진 의원 수도권 험지 차출론’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날렸다.
홍 시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영남권 중진 수도권 차출론은 전혀 실현 가능성 없는 정치 모델이다”라며 직접 글을 써 내려갔다. 그는 “영남권 중진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겨본들 당선될만한 사람이 없다”고 단정 지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 시절에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일부 실험을 해본 일이 있지만 모두 실패했다. 오히려 영남권 중진들의 용퇴를 권고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물갈이 공천을 하려면 우선 지도부부터 솔선수범 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수도권에서 다섯 번이나 출마해 봤던 나로서는 수도권 선거의 특성을 무엇보다 잘 알고 있는데공천이 곧 당선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은 영남권 출신들이 갑자기 수도권에 차출되어 가본들 그 선거를 감당해 나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시간이 있다. 살신성인한다는 자세 없이 요행수만 바라는 선거 전략은 참패한다”며 “선거는 과학”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홍 시장은 이준석 전 대표를 언급하며 글을 남기기도 했다.
홍 시장은 “기자회견문 보니 시의적절 하긴 하지만 우리 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해주는 풍토보다는 우리끼리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라며 “줄 서기를 잘하면 정치생명이 길다는 잘못된 정치 문화가 심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 수습되었으면 좋으련만…”이라며 당에 대한 걱정을 표하며 글을 마쳤다.
홍 시장은 자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홍 시장은 “얼굴 전체를 바꾸는 성형수술을 해야지. 분 바르고 화장한다고 그 얼굴이 달라지나”라며 “아직 시간이 있는데 근본적인 당정 쇄신 없이 총선 돌파가 되겠나?”라고 당 쇄신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각종 참사에도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사람 없고, 당력을 총동원한 총선 바로미터 선거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내년 총선은 암담하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당 안팎에서는 영남·강원권과 서울 강남권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험지로 분류되는 수도권에 나가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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