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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신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2023.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원칙과 질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62·사법연수원 15기)가 2018년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된 이후 맡았던 사건의 결정문에서 드러난 이 후보자의 평소 철학과 지론은 이렇게 요약된다. 현직 헌재 재판관 가운데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인사로 평가 받지만 공권력보다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강조한 사례도 다수 눈에 띈다.
법관 시절 ‘도덕 교사’로까지 불렸던 이 후보자의 원칙론이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2019년 4월 헌재가 낙태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을 때 밝힌 소수의견이다. 이 후보자는 당시 “태아 역시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취지로 합헌 소수의견을 내 주목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올 6월 헌재가 아동음란물을 소지한 전과자의 공무원 임용을 영구적으로 금지한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을 때도 합헌 소수의견을 냈다. “공무원에 대한 고도의 윤리성, 신뢰성 확보의 필요성, 불량한 죄질 등을 고려하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소지죄로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을 영구적으로 일반직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지나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가상화폐 열풍 당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국가 정책 위헌 논란에서는 국민 기본권 보장에 더 무게를 뒀다. 이 후보자는 2017~2018년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 근절을 위해 내놓은 대책을 두고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됐을 때 결정문에 “시중은행이 정부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단순 행정지도가 아닌 구속적 성격이 강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다”며 “정부의 조치는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적었다. 당시 헌재의 결정은 재판관 5대4 의견의 각하였다.
수사 기관이 휴대전화번호 자료를 요청하면 이동통신사가 가입자 이름과 주소, 주민번호를 알려주는 근거가 됐던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7월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통신자료를 조회하는 행위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통신자료 제공 뒤 휴대전화 가입자에게 알리지 않는 부분은 위헌이라고 판단했을 때는 “영장 없는 통신자료 조회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당시 “통신자료 요청 사유가 지나치게 광범위해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올해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에 대한 헌재의 각하 결정에서는 “법률개정행위는 검사들의 헌법상 소추권과 수사권, 법무부 장관의 검사에 관한 관장 사무에 대한 권한을 각각 침해했다”는 의견을 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에서는 주심을 맡아 이태원 참사의 사전 예방조치, 사후 재난대응, 사후 발언 모두에 대해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 볼 수 없고 탄핵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다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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