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쪽 끝에는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라는 섬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섬은 충남 태안에서 55㎞, 중국 산둥반도에서 268㎞ 거리에 위치해 ‘서해의 독도’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동·서·북격렬비도 등 주요 3개의 섬과 작은 바위섬들로 이뤄져 있으며 독도보다 약 2.7배 크다. 마치 기러기가 바다 위를 줄지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격렬비열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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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중국인 사업가가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서격렬비도를 매입하려고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중국인은 양식업을 하겠다면서 섬 주인에게 16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격렬비도는 국가 소유지만 동·서격렬비도는 개인 소유이므로 매매가 가능했던 것이다. 당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맞물려 배후 세력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다행히 중국 측의 매입 시도는 무산됐지만 우리로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었다. 이후 정부는 이 섬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20년 만에 다시 등대원을 파견했다.
격렬비열도는 영토 수호의 최일선에 있다는 점에서 지리적·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은 경북 포항 달만갑, 전남 여수 거문도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영해 범위를 결정하는 23개 영해 기점의 하나다. 인근 해역은 중국 어선의 불법 어업이 빈번해 우리 해양 경비정과의 충돌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몇 해 전에는 이곳에 미군의 퇴역 이지스함을 배치해 미사일 방어 전력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격렬비열도가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된 데 이어 헬기 착륙장까지 조성되는 등 관광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태안군은 2030년까지 478억 원의 국비를 투입해 방파호안과 부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개발이 완료되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패권 전쟁 속에서 각국이 국익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의 소중한 영토와 주권을 지키려면 군사력을 키우고 국력을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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