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친환경 기술에 원전 포함 가닥…전세계 CFE 확산되나

[서울=뉴시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EU 공식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5.22. *재판매 및 DB 금지

유럽연합(EU)이 친환경 산업 투자를 지원하는 ‘탄소중립산업법'(NZIA)의 친환경 기술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리 정부가 원전을 포함한 청정에너지인 CFE(무탄소에너지)의 국제 확산을 추진하는 데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EU 이사회는 탄소중립산업법에 의한 허가 및 보조금 우대 지원 대상인 ‘전략적 탄소중립기술(Strategic Net-Zero Technologies)’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법안은 이르면 다음달 확정된다.

EU는 지난 3월 ‘그린딜 산업계획’의 일환으로 친환경 산업에 대한 규제 간소화,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역내 생산능력 확대를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을 발표했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 수전해장치(electrolysers), 탄소포집·저장(CCS) 등 탄소중립기술을 지원한다.

초안에서 원전이 지원 대상에서 빠졌지만 유럽의회 산업위원회는 이 법 부칙에 ‘전략적 탄소중립기술’을 지정하는 방식 대신 친환경 전환에 필수적인 광범위한 기술들을 지정하고 원전을 해당 기술에 포함시켰다. 사실상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서 나아가 EU 이사회는 원전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인정하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유럽의 에너지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U가 탄소중립산업법의 전략적 탄소중립기술에 원전을 포함시킬 경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CFE 국제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해 출범한 CF연합은 다음달 COP(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28에서 CFE를 국제 사회 의제로 올리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현재 미국, 일본 등도 CFE에 대해 우리 정부와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에 대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던 EU까지 원전을 지원 대상인 청정에너지로 인정하면 CFE 확산이 탄력을 받게 된다.

유럽이 원전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는 만큼 원전 수주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체코, 루마니아, 폴란드 외에도 네덜란드, 영국, 핀란드 등이 원전 발주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EU의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EU 회원국 중 독일, 스페인 등 원전 중단 국가들은 전략적 탄소중립기술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안을 반대해왔기 때문에 막판까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EU 탄소중립산업법안은 원전을 재생에너지, 수소와 함께 탄소중립 산업이라고 포괄적으로 정의해놨지만 우대 지원 대상엔 넣지 않은 상태”라며 “회원국 간 이견이 있어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예측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