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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와 ‘뚜쥬’의 왕성한 해외진출 진짜 이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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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대표 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격적인 확장 정책으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모두 해외 매장 400곳을 넘겼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출점 경쟁의 이면에 남모를 속앓이가 숨어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추가 출점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제도적 구조 속에 해외 시장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상권에서 추가로 지점을 내 점주가 되고 싶어도 불가능한 상황인 셈이다.

뚜레쥬르 미국 100호점인 ‘브롱스빌점’을 방문한 현지 고객들. [사진=CJ푸드빌]

19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의 해외 매장은 최근 400호점을 넘어섰다. 뚜레쥬르는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인도네시아, 몽골 등 아시아 지역 국가 등지에 진출해 있다. 해외 첫 진출국인 미국 현지 매장은 100호점을 넘겼고, 올해 안에 120호점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인 목표는 2030년 미국 1000호점 달성이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40여 곳의 매장을 오픈하며 200호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2018년 말 일찌감치 해외 매장 수 400개를 돌파했고 지금은 500호점 오픈을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영토를 넓혔다. 동남아에서는 최근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며 무슬림을 위한 할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눈에 띄는 점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모두 최근 들어 해외 시장 외형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2004년 글로벌 사업의 첫 발을 뗐지만, 오랜 기간 확장보다 브랜드의 생존과 정착을 목표로 해외 사업을 영위해 왔다.

일례로 지난 2005년 미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의 경우 지난해 초에야 직영·가맹점을 더해 미국 100호점을 돌파했고, 올해 초 100번째 가맹점을 오픈하며 직영·가맹 120호점을 달성했다. 파리바게뜨는 연내 미국 현지 가맹점을 16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CJ푸드빌 역시 2004년 미국에 진출했지만 최근 4년 사이 50개 가까운 매장을 몰아서 열었다.

북미 지역에 운영중인 파리바게뜨 매장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점, 뉴욕 맨해튼 렉싱톤 에비뉴점, 캐나다 토론토 영앤쉐퍼드점, 필라델피아 유니버시티점, 캘리포니아 DTLA점, 뉴저지 레드뱅크점. [사진=SPC]

업계 관계자들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이러한 해외 사업 속도전에 대해 “마냥 좋아서 시작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13년부터 10년째 이어져 온 규제로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막힌 탓에 해외 시장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제과점은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동네 빵집 반경 500m 이내에는 매장을 열 수 없다. 그마저도 점포를 마음대로 늘리지 못한다. 신설 점포는 전년 대비 2% 이내로만 출점 가능하다. 2019년 중기적합업종에서 제과점이 제외됐지만, 업계에서는 이후 동반성장위원회와 정부 눈치에 떠밀려 체결하게 된 제과점업 상생협약으로 인해 2024년까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전국 3400여 개, 뚜레쥬르는 1300여 개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해당 규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추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따라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없는 상황이다. 2위 뚜레쥬르의 매장 수가 10년째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이유다. 이들에게 국내 시장은 어느새 공들일 방법도, 명분도 없는 영역이 돼버린 셈이다.

이런 이유에서 10년 전과 달라진 제빵 시장 환경을 고려한다면 제과 프랜차이즈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커피 전문점,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빵을 유통하는 채널이 다양해졌고, 초대형 매장의 독립 빵집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마당에 이들에 대한 규제는 없기 때문이다.

제빵 업계 관계자는 “제과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에게 국내 시장은 ‘하던 대로만 하면 되는 곳’이 됐다. 성장동력이 막히다 보니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편의점 수만 해도 5만개가 넘는다. 프랜차이즈 양사 국내 매장 수를 다 더한 것보다 10배 가량 많다”며 “생각해 보면 제과점주와 편의점주, 독립 빵집 모두 자영업자인데, 한쪽에 대해서만 강한 규제를 가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P-2023-0087@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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