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진상조사위원회 “인터뷰 왜곡·누락” 중간 결과 발표
봉지욱 기자 “JTBC가 짜깁기…결론 내놓고 꿰맞춰”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김다혜 이도흔 기자 = 이른바 ‘윤석열 커피’ 의혹을 보도한 봉지욱 전 JTBC 기자(현 뉴스타파 기자)가 보도 당시 주요 취재원의 발언을 왜곡·누락했다는 JTBC 진상조사위원회의 중간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봉 기자가 대장동 의혹 관련 허위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의심하는 검찰 시각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봉 기자는 지난해 2월 세 건의 기사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2과장이 2011년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 씨에게 커피를 타 주고 수사를 덮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17일 JTBC가 취재 녹취파일 등을 검토해 공개한 중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씨는 2021년 10월 26일 전화 인터뷰에서 “박영수 특검이 (저에 대한 수사를) 무마시켰다? 이건 아니다”라며 “기자들이 윤석열 씨가 문제가 있는 걸로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선 부산저축은행 관련 뇌물 사건 자료 제출 협조 요청을 받았을 뿐 대장동 대출은 수사 대상도 아니었고 박영수 변호사를 선임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조씨는 “2011년도에 대장동 대출은 문제 사업장이 아니었다. 대출이 이뤄진 지도 얼마 안 됐고 연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봉 기자는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 조서를 토대로 지난해 2월 21일 ‘윤석열 커피’ 의혹을 보도했는데, 이때 조씨의 인터뷰 가운데 일부만 발췌해 내용을 왜곡했다고 JTBC 진상조사위는 판단했다.
조씨는 ‘2012년 대장동 사건이 아닌 풍동개발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계좌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말했는데, 2011년 대검 중수부가 계좌 압수수색을 하고도 대장동을 조사하지 않은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2012년 저한테 와장창 (계좌 압수수색) 통지서가 날아오더라고요”라고 말했는데, 봉 기자는 리포트에서 ‘2012년’을 잘라내고 “대장동에 대해서는 물어본 기억이 없다”는 인터뷰를 이어 붙였다고 진상조사위는 지적했다.
봉 기자는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는 조씨의 검찰 진술 조서를 확보했으나 기사에는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JTBC 진상조사위는 “봉 기자는 조씨가 인터뷰에서 마치 수사 무마 의혹을 인정한 것처럼 발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봉 기자는 지난해 2월28일 보도에서 “조우형이 주임 검사랑 커피만 마시고 일찍 나온 걸 영웅담처럼 자랑했다”는 조씨 회사 관계자 A씨 인터뷰를 보도했지만, A씨가 “윤석열이란 이름도 사실 못 들었어요”라고 말한 부분은 기사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JTBC 진상조사위는 조씨 사촌 형 이철수 씨도 두 차례 인터뷰에서 조씨의 ‘윤석열 언급’ 여부에 대해 말이 오락가락했으나 봉 기자는 보도에서 ‘커피를 타 준 검사가 윤석열’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JTBC 진상조사위는 “퇴사자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대장동 수사 기록의 출처, 왜곡과 누락에 대한 의도성 등은 명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며 “기사 데스킹 및 게이트키핑 과정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봉 기자는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히려 진상조사위가 대화 내용을 일부 생략하는 등 녹취록을 “짜깁기”했다면서 “결론을 내놓고 꿰맞추는 식으로 (조사를 했다)”고 반박했다.
또 “조씨가 저를 만나 박영수 써서 수사가 무마됐다고 얘기할 리는 없지 않으냐”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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