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서안지구의 라말라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된 팔레스타인인의 장례식에서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이스라엘이 또 다른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펼치고 이 지역의 시위가 격화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이어 서안지구가 ‘제3의 전선’이 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에 있는 누르 샴스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 공습을 감행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도 이날 성명을 내고 서안지구 공습과정에서 하마스 테러 요원으로 추정되는 63명을 구금했고, 7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서안지구에서만 팔레스타인인 최소 70명이 숨졌다. 그중 지난 17일 가자지구 병원 폭발로 촉발한 시위 과정에서 숨진 사망자만 12명에 이른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에 대한 반발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지도력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시위대는 하마스 군 지도자인 모하메드 데이프의 이름을 연호하며 “우리는 모하메드 데이프의 사람들”을 외쳤으며,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은 사임하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시위대 사이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구호들이 등장하며 이스라엘에 무장 대항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살라(20)라는 이름의 팔레스타인 청년은 “사람들에게 무기를 주고 충돌하게 하라”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가자지구와 달리 서안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단체가 대규모로 활동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스타파 알 카와자 이스라엘 정착촌 반대운동가는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가 군사를 조직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이 모든 곳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 정치적 힘을 키울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쟁 이전에도 엄격히 통제된(고립된) 가자지구와 달리 서안지구는 이스라엘 정착촌, 팔레스타인 공동체가 얽혀 있는 복잡한 지역이다. 팔레스타인 마을 사이에는 이스라엘 군대 검문소가 곳곳에 놓여져 있어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하마스도 자신들이 “수년 동안 서안지구에서 테러리스트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어 애커만 이스라엘 첩보기관 ‘신 베트’ 전직 장교는 “서안지구에 불안에 대한 두려움이 하마스 테러 이전부터 상존해 있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극우 연정 정부 등장 이후로 서안지구 내에 불법 이스라엘 정착촌이 증가하면서 이스라엘을 경멸하는 팔레스타인들의 반발감이 차곡차곡 누적돼 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군은 “서안지구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포함해 높은 경계태세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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