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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만에 진행된 김태형 감독과 계약…신동빈 구단주가 원했고, ‘일사천리’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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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시절 김태형 前 감독./마이데일리롯데 자이언츠 신동빈 구단주./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혹한 결과 속 롯데 자이언츠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일단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끌어갈 사령탑을 선임했다. ‘명장’ 김태형 감독이다.

롯데는 20일 “제21대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며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롯데는 가을야구는 물론 더 큰 목표를 안고 전력 보강에 나섰다. 롯데는 구단 ‘최초’로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시작으로, 유강남(4년 80억원)과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을 차례로 영입했다.

눈에 띄는 보강을 이뤄낸 롯데의 시즌 초반 돌풍은 매서웠다. 롯데는 4월을 단독 1위로 마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롯데는 작년에도 4월을 단독 2위로 마쳤는데, 5월부터 성적이 추락하기 시작하더니, 끝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기억이 있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롯데는 5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더니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함께 상위권 경쟁을 벌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성큼성큼 전진했다. 하지만 작년의 악몽이 되풀이 됐다. 6월부터 부상자가 발생하더니 추락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치열한 순위권 다툼을 벌여야 할 시기였던 후반기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일이 벌어졌다.

롯데의 성적이 곤두박질 친 이유는 단지 부상 때문은 아니었다. FA로 영입한 선수들의 성적이 기대 이하였던 것은 물론, 부상과 부진으로 허덕이는 외국인 선수들의 교체 시점도 너무나 늦었다. 결국 성적이 떨어지는 시기를 그저 지켜봐온 결과는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 시절 김태형 前 감독./마이데일리2022년 7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롯데-두산의 경기. 김태형

길고 길었던 정규시즌이 끝나게 되면서 롯데의 차기 사령탑을 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이름이 많이 거론된 인물은 단연 김태형 감독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KBO리그 ‘최초’로 두산 베어스를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려놓은 ‘명장’으로 롯데 외에도 사령탑 교체 가능성이 있는 구단들도 탐을 냈다.

특히 지난 16일 한 매체는 롯데가 신임 사령탑으로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롯데가 서튼 감독이 사임한 직후(8월)부터 신임 사령탑 물색에 나섰지만, 롯데 관계자는 “정해진 것이 없다. (롯데)지주와 협의 절차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강훈 대표이사께서는 김태형 감독을 만나본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임 사령탑으로 가장 유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만남을 가진 적은 물론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롯데는 김태형 감독과 언제 만남을 갖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된 것일까.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김태형 감독은 이날 이강훈 대표이사와 서울에서 만남을 갖고 최종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16일에는 만남 조차 없었던 김태형 감독과 계약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 셈.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롯데 관계자는 “8월 이후로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그룹(롯데지주)와 소통을 많이 해왔다.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후보를 리스트업하고 준비를 해왔다. 기사가 나왔을 당시에는 준비를 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김태형 감독과 대표이사가 만나서 확정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그동안 초보 사령탑에게는 지휘봉을 맡기지 않겠다는 철학을 갖고 움직였는데,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으로 선임하게 된 배경에는 신동빈 구단주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 신동빈 구단주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이가 롯데를 이끌기를 원했다.

롯데 자이언츠 신동빈 구단주./롯데 자이언츠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구단주께서 워낙 야구단에 대한 애정이 많으시다. 구단주께서 강력한 리더십과 위닝 스피릿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경기력을 향상키시고, 선수단 내에서 각자 선수들의 장단점을 두루 파악, 선수단이 조금 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인물이 감독이 되기를 원하셨다. 이를 이강훈 대표이사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가 김태형 감독에게 원하는 바는 분명하다. 올 시즌에 앞서 FA 자원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은 만큼,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강한 팀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것. 일단 김태형 감독은 24일 취임식을 갖고, 25일 예비 FA 선수들을 비롯한 1~2군 선수들과 상견례를 진행한 뒤 본격 롯데를 이끌 예정이다.

신동빈 구단주가 강력하게 희망했던 이상향에 부합했던 인물이 지휘봉을 잡게 된 가운데, 롯데가 어떠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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