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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 결혼 결사반대” 네티즌들 핏대 세우며 뜯어말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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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여자친구가 10대 때 여읜 부모님의 제사를 매년 챙겨주겠다는 남성의 의도가 네티즌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esouime-shutterstock.com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제사 꼬박꼬박 챙기겠다는 남자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중후반의 글쓴이는 사귄 지 2년 된 연상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글쓴이는 최근 남자친구에게 기대하지도 않았던 제안을 받았다.

부모님을 일찍 여읜 글쓴이를 위해 매년 잊지 않고 부모님 제사를 챙기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여기에 조건이 붙었다. 글쓴이 부모님의 제사를 챙겨주는 대신 자신의 조부모 제사도 챙겨 달라는 것이었다.

부모님이 없는 것에 항상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온 글쓴이는 남자친구의 제안에 큰 감동을 받았다. 글쓴이의 콤플렉스를 이해해 준 남자친구의 제안이었기에 그는 더욱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오히려 남자친구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etamorworks-shutterstock.com

사연은 이랬다. 남자친구와 사귄 지 3년이 되어가는 글쓴이는 최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에게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집과 유산, 본인이 모은 돈과 집이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부모님으로 둔 남자친구와 집안 사정이 많이 달랐기에 약간의 걱정은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결혼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지만 남자친구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글쓴이는 남자친구의 시큰둥한 반응에 자존심까지 상했다.

이후 남자친구는 뜻밖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글쓴이를 감동하게 했다. 남자친구는 “여자가 일을 하고 싶어 하든 집에서 전업주부를 하고 싶어 하든 나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 있을 때 결혼하고 싶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아직 결혼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결혼한다면 너랑 하고 싶다. 그런데 자기의 가치관과 그리는 미래가 네 상황과 많이 달라 걱정되기도 한다”라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이어 “추석에 할머니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차례를 지내는데 그전까지는 할아버지 한 분만 모시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두 분을 모시게 됐다.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 차례나 제사 지낼 때 별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할머니랑 같이 차례를 지내니까 왜 아버지가 그렇게 제사를 열심히 지냈는지 이해가 갔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사 지내도 그만이고 안 지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할머니부터 아버지, 어머니까지 꼭 제사를 지내고 싶어졌다”라며 “하지만 너는 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보냈는데 부모님 두 분 다 계신 내가 네 앞에서 할머니를 잃고 슬퍼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미안하고 민망하더라. 그래도 결혼은 같이 사는 거니까 그 전에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꼭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내가 내 식구들 생각해서 제사 지내는 것처럼 너희 부모님 제사도 꼬박꼬박 제대로 챙기겠다”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rakenimages.com-shutterstock.com

이에 글쓴이는 “그 고민이라는 게 겨우 제사 하나라는 게 어이없기도 하고 뭉클했다. 사실 나도 나름대로 부모님 제사 지낸다. 내가 부모님께 해줄 수 있고 추억할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라며 “그런데 나는 제사 지내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아빠가 알려준 엄마 기일하고 아빠 기일에 밥 차려놓고 밥공기에 숟가락, 젓가락, 술잔만 놓고 그 앞에서 혼자 밥 먹으면서 이게 제사라고 생각하고 지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제대로 우리 부모님 제사 지내준다고 하니까 정말 고맙더라. 한편으로는 ‘나는 왜 무조건 제사 안 지낼 거로 생각했을까?’ 싶었다. ‘내가 고아여서 당연히 제사 같은 거 신경 안 쓴다고 생각한 건가?’ 싶기도 했는데 그건 내 자격지심이었다”라며 “다음 주에 오빠 부모님 뵙기로 했다”라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그러자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남자가 현란한 말로 가스라이팅 잘한다. 이런저런 얘기 늘어놓으며 핵심 파악 잘 못하게 하는 듯. 결혼 이후로도 남자가 자기 입맛에 맞게 글쓴이 잘 휘두르고 살 듯”, “도대체 어디서 뭉클한 건지…쓰니가 불쌍해서 댓글 달기도 조심스러운데 내 딸이면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쓰니 미안하다. 결혼 말리고 싶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사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치고 괜찮은 사람 별로 없더라. 살아보면 안다”, “남친이 제사 음식 장만하고 설거지까지 다 하고 쓰니는 절만 하는 거냐. 그게 아니면 왜 고맙냐”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젊은 부부를 중심으로 최근 제사와 차례를 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추석 전 20~50대 이상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이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46%는 고향이나 부모님 댁, 친척 집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도 30%로 적지 않았으며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은 22.4%였다.


CP-2022-002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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