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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손잡게 한 中, 이·팔 전쟁에선 왜 못 나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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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 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일대일로 정상 포럼 개막식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 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일대일로 정상 포럼 개막식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화해를 끌어내며 ‘중동 해결사’를 자처한 중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도 중재자 역할에 나설지 주목받고 있다. “이기적인 태도를 취할 이유가 없다”고 평화를 말하고 있지만 이번 문제에는 앞세 나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적 위치 매우 독특” 이·팔 중재 가능할까


20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중국 국영매체 보도를 인용, 자이준 중국 중동 특사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러시아 측 중동·아프리카 특사와 회담한 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가라앉히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자이준 특사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들에 애도한다는 뜻을 표하면서 “평화회담에 긍정적인 역할을 다할 것이다. 중국은 이 문제에 관해 이기적인 태도를 취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풀어보겠다며 중재를 시도했다. 지난 4월에도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회담을 주선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친강 당시 외교부장은 앨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부장관과 통화에서 사우디와 이란이 화해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화를 통해 차이를 넘어설 수 있다”고 화해를 독려했다 한다.

타임지는 “이번 전쟁 발발로 중재국으로서 중국의 신용도가 깎여나갔다”고 평했으나, 던 머피 미국 국방참모대학 조교수는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대화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게다리아 애프터맨 라이만 대학 국제외교연구소 아시아정책부문장은 “중국이 단독으로 중재역을 수행하기에 중동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면서도 “중국이 (지난 3월) 사우디와 이란 중재에 성공했을 때 이스라엘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스라엘이 중국을 완전히 믿지는 않겠지만, 인질 구출을 위해 도움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성난 아랍국 사이에서 신중…”중국, 친팔 중립 지킬 것”


그러나 중국이 중재에 나서더라도 전면에서 주도할 가능성은 낮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이기적인 태도를 취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과 달리 아랍국가들과 얽힌 이해관계가 많아 속내가 복잡하기 때문.

중국은 중동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타임지에 따르면 중국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투자한 일대일로 사업비만 각 562억 달러, 408억 달러에 이른다. 또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며, 지난해 이란에 25년 간 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사우디와 이란은 물론 UAE마저 이스라엘 규탄에 나섰다는 것. UAE는 이스라엘과 수교한 몇 안 되는 아랍국가 중 하나다. 라나 누비세 주유엔 UAE 대표는 아랍뉴스 인터뷰에서 “UAE는 공존과 번영, 평화를 위해 이스라엘과 수교했다”며 “이스라엘의 안보 위험을 해결하겠다는 명분 아래 가자 지구에 무차별적인 피해가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수교를 추진하던 사우디도 입장을 바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폭격을 비판했다. 특히 사우디는 가자 지구 알아흐리 병원 피격 사건 이후 공식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최고 수위로 규탄한다”고 했다.

공공연하게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직접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는 중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소행이라고 해명 중이나 이들 국가는 믿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아랍 국가들의 반감을 사가며 중재역을 자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걸프 지역 위기 컨설팅 업체인 걸프스테이트 애널리틱스의 조르지오 카피에로 CEO는 타임지에 “중국이 이란을 (중재를 위한) 지렛대로 쓰겠다는 징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공개 비판을 꺼리고 있는 점,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14일 사우디 외교장관 통화에서 “이스라엘 행동이 자위권 수준을 넘었다”고 발언한 점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팔레스타인에 가까운 중립 성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무함마드 라크마트 부산대 외교과 연구교수의 의견을 인용, “중국은 미국과 가까운 이스라엘 편을 들어서 얻을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CP-2022-0012@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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