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수익률 1%p 올리면 기금 소진 5년 늦춰져…수익률 제고 힘쓸 것”
“이재용 회장 1심 판결 나면 손해배상 소송”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권지현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자산 배분체계를 단순화한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수익 원천 다변화와 적극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자산 배분체계를 개선할 것”이라며 “장기수익률과 위험 수준을 반영한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수익률과 위험군을 주식, 채권 등 단순한 자산군의 조합으로 나타낸 포트폴리오다.
현재 국민연금은 5년 단위 중기 전략적 자산배분(SAA)을 통해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별 비중 등을 설정한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이를 위험자산(주식), 안전자산(채권) 등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이미 캐나다, 일본, 스웨덴, 뉴질랜드 등 주요 연기금들이 도입했는데, 유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 이사장은 현재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 3곳에 있는 해외 사무소를 내년 중 1곳 더 늘릴 계획도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지역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책임자급 인력을 파견하고, 현지 우수인력을 확보하는 등 해외사무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국내 기금운용 인력과 관련해서는 성과급 등 보수 수준 합리화로 우수인력 유치 기반을 조성하고, 자산 배분과 해외·대체투자 중심으로 전문인력을 증원할 계획이다. 내년에만 기금운용직 50명을 늘릴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기금의 장기 운용수익률이 해외 주요 연기금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기금수익률을 1%포인트 상향할 때 기금 적립금 소진 시점이 5년 늦춰진다. 기금수익률은 미래세대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수단인 만큼 수익률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15년 평균 수익률은 5.1%로 3.8%인 일본공적연금(GPIF)보다 높다. 7.6%인 캐나다 연금(CPPIB)보다는 낮고, 5.5%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는 세계 은행권 위기와 경기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 완화,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7월까지 9.74%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손해배상의 공소시효가 2025년 소멸된다며 그 전에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2025년 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판결이 나올 것”이라며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이 났기 때문에, 연대 책임을 지고 있는 이재용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나면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단에서 정부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이런 것(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2015년 합병을 결의했는데, 제일모직 주식 5.04%, 삼성물산 주식 11.61%를 보유해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삼성물산의 가치가 저평가돼 손해를 볼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정권의 외압으로 합병에 찬성한 사실이 이후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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