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100년 만의 극우 성향 총리’로 주목받은 조르자 멜로니(46) 이탈리아 총리가 동거인과 결별을 선언했다.
멜로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거의 10년 동안 지속된 관계는 여기서 끝낸다”며 동거인인 안드레아 잠브루노씨와 결별을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 보낸 멋진 세월, 우리가 겪은 어려움,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딸을 준 것에 대해 그에게 감사하다”며 “한동안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고, 이제 그것을 인정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멜로니 총리가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하면서 잠브루노씨는 첫 번째 ‘퍼스트 젠틀맨’으로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사실혼 관계로 슬하에 7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매체는 멜로니 총리의 이번 결정이 최근 불거진 잠브루노씨의 ‘음담패설 추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과 19일, 이탈리아 미디어그룹 메디아세트 계열의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트리시아 라 노티치아’는 잠브루노씨가 여성 동료에게 추파를 던지고 음담패설을 했다고 폭로했다.
방송에 따르면 ‘레테 4’ 방송의 뉴스쇼 ‘오늘의 일기’를 진행하고 있는 잠브루노씨는 여성 동료에게 “당신은 매우 똑똑한 여성”이라며 “왜 우리가 진작 만나지 않았을까요”라고 추파를 던졌다. 또 사내 불륜을 과시하면서 누군가에게 독신인지 묻고, 단체 성관계에 참여하면 자신과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음성도 공개됐다.
이번 폭로 이전에도 잠브루노씨는 여러 차례 실언을 해 논란이 됐다.
지난 8월에는 방송에서 잇따른 10대 여성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루며 “술에 취해 이성을 잃지 않는다면 ‘늑대’와 마주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며 범죄 유발의 책임을 피해 여성에게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멜로니 총리는 “언론인이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는 동거인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매체는 멜로니 총리가 결별 소식을 전하자 많은 정치인들이 댓글로 격려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취임한 멜로니 총리는 ‘100년 만의 극우 성향 총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강한 이탈리아’를 기치로 반이민·반난민, 반동성애, 반유럽통합 등을 앞세우며 선명한 극우 색채를 바탕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여자 무솔리니’로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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