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강남(롯데 자이언츠)과 맞먹는 FA가 있다. 유강남이 내년부터 사령탑으로 모시는 김태형(56) 신임감독이다.
롯데가 20일 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2024시즌부터 3년간 감독으로 계약한 사실을 밝혔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으로 총액 24억원이다. 현역 사령탑 중에선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함께 최고대우다. 이강철 감독도 정규시즌을 마치고 정확히 같은 조건으로 2026시즌까지 계약했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과 이강철 감독의 계약이 역대 최고대우는 아니다. 사령탑 역대 최고대우 계약은 김태형 감독이 2019시즌을 통합우승으로 마친 이후 두산 베어스와 체결한 3년 28억원이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계약금과 연봉 7억원씩을 받았다.
KBO 통산 645승을 쌓은 최고명장인데, 오히려 3년 전보다 약간 작은 규모에 사인했다. 김태형 감독 특유의 상남자다운 성격상 돈 몇 억원에 계약을 하고, 하지 않고 할 스타일은 아니다. 어쨌든 롯데의 진정성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김태형 감독은 현역 시절 여우 같은 포수로 유명했지만, FA로 대박을 치거나 많은 돈을 벌 정도로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감독 부임하고 더 많은 돈을 벌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2년 7억원 계약으로 데뷔했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제대로 사고를 쳤다.
이후 대우가 확 달라졌다. 2016시즌 후 3년 20억원 계약을 받았다. 계약금과 연봉 5억원 조건이다. 2018년까지 잇따라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통합우승 1회를 달성하면서 3년 28억원 계약까지 수령했다. 두산에서만 세 차례 감독 계약을 했다. 8년 55억원.
그리고 1년의 공백기를 딛고 롯데로 옮겨 3년 24억원 계약을 추가했으니, 감독으로만 무려 네 번 계약을 하면서 총액 79억원을 기록했다. 감독 계약총액 79억원이라면 KBO리그 40년 역사상 1위라고 봐야 한다.
물론 KBO 역대 사령탑 중에서 외국인감독들도 있었고, 중도에 경질된 감독도 부지기수였다. 과거에는 구단들이 감독 계약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감독의 연봉총액 및 실수령액(?)에 대한 정확한 순위를 매기긴 어렵다.
어쨌든 김태형 감독이 KBO리그 감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감독인 건 분명하다. FA 대박 시대에 FA 계약 총액 79억원도 받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대다수다. 지난 2022-2023 FA 시장 기준 79억원 이상 계약을 맺은 FA는 단 4명(롯데 유강남 4년 80억원, 한화 채은성 6년 90억원, 두산 양의지 4+2년 152억원, NC 박민우 5+3년 140억원)이었다.
김태형 감독의 감독 통산 계약총액이 유강남 한 명의 1년 전 FA 계약과 맞먹는 셈이다. 그만큼 김 감독이 강산이 바뀌는 와중에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마침 김태형 감독과 유강남은 내년부터 감독과 포수로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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