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밀약에 따른 북러 무기 거래를 언급하며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드론과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북한과 이란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 무기가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악용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며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러 무기 거래를 규탄하며 “책임을 묻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 북한이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히며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북러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므로 국제사회와 공조해 최대 수위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미국의 잇단 경고에도 ‘악마의 거래’를 되레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9일 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조로(북러) 수뇌 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충실히 실현하여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새시대 조로 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지난달 러시아 보스토치니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과 후속 무기 거래 실행에 이어 북한 무기와 러시아 대량살상무기 기술을 주고받는 거래를 장기간에 걸쳐 본격화하려는 속셈이 읽힌다.
북러의 ‘검은 거래’로 북한이 핵·미사일 공격력을 고도화하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위협받게 된다. 게다가 이날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당장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무인기·지뢰 사용 등과 관련한 실전 경험을 전수받아 한국을 겨냥한 공격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북러 간 ‘악마의 거래’로 인해 중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참상을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밀착하는 북러의 어떤 음모도 분쇄할 압도적인 힘을 한미 동맹의 틀 안에서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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