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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대되면서 석유 관련 업종이 테마주를 형성하는 양상이다. 국제유가 상승폭보다 훨씬 큰 주가의 출렁임에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시작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흥구석유의 주가가 128.2% 급등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흥구석유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같은기간 또다른 석유 관련업종인 중앙에너비스(63.3%)와 한국석유(64.5%)도 동반 급등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이스라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원유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의 단계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05달러(1.19%) 상승한 배럴당 89.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일시적으로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중동 분쟁에 이란이 참전할 시 국제 유가가 150달러선을 넘어서는 ‘오일쇼크’가 올 수 있으며, 내년도 세계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대비 1%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강달러=국제유가 하락’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점도 유가를 진정시키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송민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표기되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달러 강세는 각국 통화 가치 하락을 의미하고, 원유 수입국의 구매력과 수요가 위축돼 국제유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지금까지 달러화 강세와 이로 인한 국제 유가 하락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입 물가가 낮아져 강달러와 대외채무 부담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최근 둔화됐다. 미국이 과거에는 에너지 순수입국이었으나 2016년 원유 수출을 허용하면서 에너지 순수출국이 됐고,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의 교역조건 개선 요인이 되면서 강달러 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동반되면 원화 표시 수입 가격의 상승 폭을 키워, 국내 물가에 막대한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더라도 불확실성 완화 전까지 국제유가는 강보합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을 필두로 캐나다, 브라질 등 비OPEC 국가들의 원유 공급도 증가하고 있어 부족분을 일부 상쇄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전쟁 이슈 소멸 후에도 타이트한 수급을 감안하면 유가의 되돌림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유주에 대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 움직임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유가 자체가 위험자산인 만큼 관련주의 낙폭도 그만큼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지난 20일 한국석유와 중앙에너비스가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흥구석유는 5%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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