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분기 경제성장 2분기보다 1.4%p↓
생산 회복 조짐 속 부동산 시장 부진
대중 무역 비중 큰 한국 직접 피해
IMF 한국 성장률 낮춘 이유도 ‘중국’
대외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드리운 짙은 먹구름이 좀처럼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 침체가 여전한 상황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충돌까지 발생했다.
한국 대외 무역에 가장 큰 리스크(위험)는 중국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봉쇄 조처를 풀며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나섰으나 효과는 현재 기대 이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4.9%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수치만 보면 시장 예측을 웃돌면서 선방한 것처럼 보이나, 2분기 6.3%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중국 경제는 생산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도 부동산 시장 부진이 커지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일련의 정책 조치로 중국 경제는 안정화를 엿보이기 시작했는데, 장기화하는 부동산 위기 등이 지속적인 회복에 악재가 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일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5.2%에서 0.2%p 낮춘 5.0%로 예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 성장률도 4.5%에서 0.3%p 낮춘 4.2%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하고 있다. 이는 IMF 전망치 절반 수준이다.
이달 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관계 전문 자문업체 로듐그룹의 대니얼 로젠 창업자 말을 빌려 “중국 부동산이 회복되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정부는 부채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정부를 구제해야 한다”면서 “수출 제약까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IMF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대니얼 로젠은 “IMF의 예상치는 중국이 제공한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는 제약 때문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 이상을 유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반도체 수출 54.7%가 ‘중국’
한국은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이 큰 나라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다. 과거 대비 상당히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수출 대상국 가운데 1위다.
특히 우리 주력 산업인 ICT 수출은 중국이 43.9%다. 반도체만 보면 54.7%에 달할 정도다. 수출 최고 효자 상품이 반도체라는 점에서 중국 경제 침체가 한국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유추할 수 있다.
IMF는 지난 10일 ‘10월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종전보다 0.2%p 하향 조정했다. IMF 전망은 하반기에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상저하고’ 기대와는 다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IMF가 한국 경제성장률을 낮춘 가장 큰 이유로 중국을 꼽는다. 대중 관계 악화 상황은 물론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한국의 직접적인 피해를 예상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17일 한국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한국의) 수출이 올 3분기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미국과 중국 모두 경제 성장세가 가라앉을 것으로 보여 한국의 수출 회복도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중) 수출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맞지만, 올해 들어서 중국 수출감소율(1~7월 누계 -25.9%)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한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 강도를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팔 전쟁, 원윳값 이외 수입 원자재도 직접 충격 가능성 [격동의 세계 경제⑤]에서 계속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