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파리 생제르맹을 위해서도, 우리의 경기 플랜에서도 이강인은 미드필더로 뛰는 게 최우선.”
한국 대표팀에선 측면에서 뛰지만, 파리 생제르맹에선 미드필더가 유력하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 활용법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2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홈 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스트라스부르와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9라운드를 치른다. 그간 압도적인 전력으로 프랑스 절대 1강을 구축했던 파리 생제르맹이지만, 엔리케 감독 부임 이후 스쿼드 노선을 변경했고 현재 리그 3위에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도르트문트,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죽음의 조에 묶여 쉽지 않다. 킬리앙 음바페 중심에 팀을 꾸렸지만 리빌딩을 하고 있는 단계라 과거만큼 유럽 최고 전력이 아니라 들쑥날쑥하다.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해야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스트라스부르전을 앞두고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 활용법을 말했다. 엔리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후 퀄리티를 증명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 팀에서 성장해 재능을 키워갔다. 폴란드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세컨톱과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아시아 최초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후 발렌시아에 돌아와 주전 경쟁을 했지만 외부적인 이슈로 벤치에 앉았고 마요르카로 떠나게 됐다.
첫 시즌에 마요르카에서 적응을 끝내고 두 번째 시즌에 날아올랐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마요르카 팀 공격을 이끌었고, 한국인 최초 프리메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겨울 이적 시장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과 연결됐지만 파리 생제르맹에서 도전을 결정했다.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후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던 팀이다. 파리 생제르맹은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빨리 파리 생제르맹과 모험을 하고 싶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가능한 많은 우승을 하도록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른쪽, 왼쪽 윙어를 뛸 수 있는 미드필더다.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하다. 볼을 편안하게 다룰 줄 아는 선수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고,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파리 생제르맹 역사상 첫 번째 한국이라는 게 영광이다. 한국을 대표해서, 파리 생제르맹을 대표해서 뛰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각오했다.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강인은 팀 동료들과 밝은 분위기 속에 훈련을 했다. 팀 훈련에 참가했던 네이마르도 이강인과 미소를 띄며 즐겁게 훈련을 이어갔다. A매치 이후에 추가로 휴식을 받았던 음바페 등 나머지 선수까지 합류해 본격적인 팀 훈련을 했다.
프랑스 파리 캠퍼스 PSG에서 열린 르아브르(프랑스)와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출전했다. 오른쪽 공격수로 뛰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였다. 등번호 19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뤼카 에르난데스,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도 함께 나섰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을 거쳐 공격 작업을 이어갔고,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번뜩이는 패스를 보였다. 측면에서 풀백 자원들과 호흡도 좋았고, 유려한 패스 플레이를 주고 받았다. 공간으로 찔러 넣는 패스와 탈압박도 마요르카에서 보였던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전반 막판에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이강인은 전반 43분 갑자기 허벅지 부여잡았다. 파리 생제르맹 역습 과정에서 전력질주를 하다가 과부하가 걸렸는지 불편한 모습이었고, 벤치로 들어갔다.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도 “이강인이 부상을 당했다. 파리 생제르맹 신입생 이강인은 르아브르전에서 매우 잘 뛰었지만, 결국 일찍 경기를 마쳤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하프타임 직전에 경기장을 떠났다. 이제 부상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알렸다.
이강인은 일본 투어에 참가했지만, 파리 생제르맹 동료들과 뛰지 못했다. 당시 팀에 있었던 네이마르도 마찬가지였다. 파리 생제르맹은 2선에서 창의적인 패스를 공급할 자원이 딱히 없었다. 3선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가 들어온 뒤에야 겨우 숨통을 텄다.
이후 부상 회복에 총력을 다하며 개막전에 몸 상태를 맞췄다. 프리시즌에 부상으로 100%가 아니었지만, 개막전에서는 가벼운 몸 놀림이었다. 전반 12분에 날카로운 킬러 패스로 파리 생제르맹 홈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과감한 슈팅도 시도했지만 로리앙 수비망에 걸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로 82분 동안 뛰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패스 성공률은 86%였고, 볼 터치는 58번이었다. ‘풋몹’ 등 유럽축구통계업체들은 이강인에게 높은 점수를 매기면서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했다. 다소 답답했던 파리 생제르맹 공격에서 유일하게 빛난 자원이었다.
프랑스 리그앙도 이강인에게 엄지를 세웠다. 해당 경기 최고의 선수로 선정하면서 “이강인은 리오넬 메시가 뛰었던 공간을 훌륭하게 즐겼다.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은 이강인 경기력에 만족했을 것이다. 하무스는 아센시오 등과 함께 이강인의 공격 지원을 받으면서 뛰었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공격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보이면서 활력을 불어 넣었다.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2라운드에서도 선발 출전이었다. 하지만 이강인이 장점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었다. 왼쪽 측면에 배치됐지만 윙백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파비앙 루이스와 호흡도 맞지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초반 킬리앙 음바페, 우스망 뎀벨레를 투입하면서 전술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3라운드에서 주전 혹은 교체 투입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 부상 악재가 겹쳤다. 파리 생제르맹은 최소 9월 A매치 기간까지 회복에 총력을 다할 거라고 알렸다. 현지 매체 ‘르 파리지앵’은 9월 중순까지 회복 시기를 내다봤다. 이강인은 대략 4주 정도 원래 몸 상태를 위해 회복에 전념할 것으로 보였다.
이후에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달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최소한 다음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황선홍 감독은 창원 소집 훈련에서 이강인 상태를 말했다. 황 감독은 이강인 질문에 “공식적으로 메일을 받았을 때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들었다. 파리 생제르맹과 레터를 주고 받았는데 오는 13일에 최종적인 답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고 교감하고 있다. 이번주부터 볼과 같이 훈련하고 있는 거로 파악됐다. 9월 A매치가 끝난 뒤에 주말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리그 한 경기를 뛰고 아시안게임에 합류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최대한 빨리 합류했으면 한다.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저우 출국을 앞둔 파주 훈련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이강인 차출을 똑같이 묻자 “나도 좀 답답하다. 개인적으로 강인이와 소통을 하고 있는데, 강인이는 조속히 합류하고 싶어 하지만 파리생제르맹과 합류 시기 조율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협회에서 파리생제르맹과 긴밀하게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 합류 시점이 조속히 결정되어 팀에 매진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합류 시기도 완벽하게 협상되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최소한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한 두 경기 전에는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인데 잘 안 되고 있다. 파리생제르맹에서 여러 조건을 내세우는 것 같다.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전이 (조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늦은 시기보다는 저 때에 합류하는 모습을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 인터뷰 당시에는 조별리그 참가를 넘어 16강 토너먼트에 합류도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총 23개팀이 참가했다. 4개팀이 5개조에 편성되며, D조만 3개팀이 한 조로 묶였다. 각 조 1,2위 12개팀, 그리고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을 향해 달렸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1그룹 6개국에 속했다. 개최국 중국,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성적 상위 5개팀이 시드 배정을 받았다. 4그룹, 3그룹, 2그룹, 1그룹 순으로 추첨이 진행됐고 황선홍 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쿠웨이트와 태국, 바레인이 차례대로 속한 E조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이강인이 한국에서 이슈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제 드디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14일 파리 생제르맹에 허가를 받았다. 앞으로 몇 시간 안에 중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선수와 에이전트, 파리 생제르맹 구단 간 대화를 통해 결정됐다. 이강인 측은 ‘이렇게 상황을 관리하고 선수를 도와준 구단에 감사하다. 모두가 행복한 결과’라며 기쁜 반응을 보였다”라고 알렸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내가 파악하기로 파리 생제르맹이 이강인 아시안게임 차출에 긍정 신호(green light)를 보냈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을 2023 아시안게임에 차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생제르망 구단과 협의 결과, 이강인 선수가 프랑스 현지시간 19일 소속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전 홈경기 종료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14일 밤 최종 합의했다. 이강인은 프랑스 현지시간 20일 중국 항저우로 이동,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차출일정 조정을 전제로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하겠다는 파리생제르망 구단의 메일을 13일 접수한 이후, 14일 밤늦게까지 파리 구단과 협의를 했고, 최종적으로 다른 전제조건 없이 20일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허락한다는 파리 구단의 공식 답변을 14일 밤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강인은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항저우에 합류했다. 점점 폼을 끌어올려 준비했고 3차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선홍 감독 로테이션 아래 동료들과 합을 맞췄고, 중국 항저우 황룡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2-1로 정상을 밟았다. 이번 결과로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출전국 중 가장 많은 5회(1970, 1978, 1986, 2014, 2018) 우승 기록을 가지게 됐고, 역사상 첫 3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황선홍 감독은 결승전에서도 라인업을 바꿨다. 주전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잡은 조영욱을 축으로 정우영과 이강인 고영준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엔 주장 백승호의 짝으로 홍현석을 선택했다. 오른쪽 수비수 황재원과 중앙 수비수 이한범, 박진섭에 이어 왼쪽 수비수로 설영우가 아닌 박규현을 선택했다. 골키퍼는 변함없이 이광연이 지켰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일본이 황재원이 지키는 오른쪽 측면을 뚫어냈고 전방으로 보낸 크로스를 우치노 코타로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허용한 선제 실점이었다.
하지만 한국엔 뒤집을 의지가 컸다. 한국은 전반 26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득점 1위 정우영이 이번에도 해결사였다. 백승호가 지켜낸 공을 황재원이 크로스로 연결했고 반대편에 있던 정우영이 헤딩슛으로 연결해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엔 역전골로 분위기를 바꿨다. 황재원이 일본 수비수 두 명을 끌고 단독 드리블했다. 황재원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투입한 공을 정우영이 잡으려는 순간 일본 수비수들과 뒤엉켰고 달려들던 조영욱이 이 공을 놓치지 않고 골망을 뒤흔들며 포효했다. 이후 밀고 당기는 팽팽한 양상이었지만 결국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파리 생제르맹은 한국의 금메달 소식이 알려지자 구단 공식 페이지를 통해 “파리 생제르맹 이강인 선수를 포함한 한국 남자 축구 U-23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알렸다.
이후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사진을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자, 파리 생제르맹 팀 동료 킬리앙 음바페, 케일러 나바스 등이 불꽃박수 이모티콘으로 축하했다. 올여름 프리시즌까지 함께했던 네이마르도 이강인 게시물에 반응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강인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10월 A매치 평가전을 위해 A대표팀에 합류했다. 튀니지전에서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됐지만, 경기 중 측면으로 옮겨 활약했다. 이재성과 대화 끝에 내린 결론이었는데 취재진 질문에 “그날 경기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훈련을 통해서도 강인이 가운데보다 소속팀과 아시안게임에서 오른쪽을 주로 많이 봐 편안함을 느꼈다. 계속 소통을 했다. 2선 자원들이 모든 위치를 볼 수 있는 선수들이라 특별히 우리들이 정했다기 보다, 클린스만 감독님이 우리에게 자율을 줬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 이야기를 하며 편안하게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튀니지전에서 이런 점이 좋게 작용된 거 같고, 앞으로 계속해서 그런 조합을 찾을 때 서로가 더 어느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지 맞춰 가는 게 2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에선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허리에선 이재성, 황희찬, 이강인, 손흥민이 스위칭 플레이로 화력 지원을 했고, 박용우가 뒤를 받쳤다. 포백은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 이기제였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한국은 전반부터 베트남을 몰아쳤다. 전반 5분 코너킥에서 김민재가 헤더로 골망을 뒤흔들며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베트남이 만회골을 위해 공격 주도권을 잡으려고 했지만, 피지컬과 기본 볼 터치에서 열세였다.
한국은 볼 점유율을 올리면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이강인, 황희찬 등이 다양한 패턴 플레이와 스위칭으로 베트남 빈틈을 노렸다. 황희찬이 회심의 슈팅을 했는데 수비 벽에 막혀 아쉬움을 샄기기고 했다. 전반 15분경 이강인이 볼을 받아 방향만 돌린 슈팅이 살짝 빗나가 4만 관중이 환호성을 지르게 했다.
베트남이 간헐적인 공격을 했지만 한국에 위협적이지 않았다. 한국은 베트남 공격을 한 차례 막아낸 이후 차분하게 후방부터 공격을 풀어나갔다. 베트남은 전반 23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깔끔하진 않았지만 한국 수비가 쏠린 틈을 반대로 전환해 슈팅을 가져갔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아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곧바로 맞대응했다. 베트남이 박스 안에서 수비 대형을 지켰지만 유려한 드리블과 패스로 압박을 벗겨냈다. 손흥민이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아직 영점이 맞지 않아 볼이 뜨고 말았다. 이후 황희찬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27분, 이재성이 2.5선에서 페널티 박스 쪽으로 전진시킨 볼을 침착하게 받았고 베트남 골대로 밀어 넣었다. 득점 후 기세가 오른 황희찬은 측면에서 과감하게 돌파해 조규성 머리에 크로스를 시도했다.
베트남은 두 골을 실점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30분,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 들어 기회를 노렸고 슈팅을 했다. 한국은 전반 32분 손흥민의 기점으로 시작, 이강인이 침투하는 조규성에게 반 박자 빠른 패스를 공급했다. 전반 35분 이강인이 박스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튀니지전처럼 날카롭게 쏘아 올려 베트남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은 주도권을 이어갔고 베트남은 수비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주로 황희찬이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 공간을 만들며 한국 공격에 물꼬를 텄다. 손흥민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한국 화력에 불을 지피고 수비를 몰아줬다. 전반 종료 직전 이재성이 침투 이후 슈팅을 가져갔지만 베트남 골키퍼 품에 안겼다.
한국은 후반전 휘슬이 울리자 또 골 맛을 봤다. 후반 2분 조규성이 손흥민이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베트남 수비 밸런스를 흔들었다. 손흥민이 골문 근처로 밀어준 볼을 조규성과 보민쫑과 경합을 했고, 보민쫑의 발에 맞아 자책골이 됐다. 베트남은 만회골을 위해 한국 진영에서 볼을 잡았지만 쉽사리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코너킥에서 손흥민이 낮게 깔아차 다른 패턴 공격을 시도했다. 베트남도 세트피스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후반 12분, 조규성이 박스 안에서 살짝 올려준 볼을 손흥민이 헤더로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15분 캡틴 손흥민이 골망을 뒤흔들었다. 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이 오른발로 정확하게 밀어 넣으며 포효했다. 득점 이후 수원에 모인 4만 관중 팬들에게 찰칵 세리머니를 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와 정우영을 투입해 다른 공격 조합을 테스트했다. 후반 23분 이강인까지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손흥민에게 패스를 받아 베트남 수비를 몰고 난 이후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한국 공격의 현재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고 있다. 정신적인 지주로 활약하면서 중요한 순간 한 방으로 감동을 줬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숱한 기록을 갈아치우며 톱 클래스 선수로 활약 중이다.
이강인은 한국 공격의 미래다. 발렌시아 유스팀에서 성장해 날카로운 왼발을 보유하고 있다. U-20 월드컵과 카타르 월드컵에서 반짝이는 재능을 보였다. 올해 여름엔 파리 생제르맹에 이적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강인이 밀어주고 손흥민이 마무리하는, 손흥민이 밀어주고 이강인이 마무리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아시안컵을 앞둔 상황에 베트남을 상대로 두 선수의 합작 골이 그라운드 위에 펼쳐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커리어에서 이제 출발선에 섰다. 냉정하게 말해 매 경기 선발 자원이라고 보긴 어렵다. 파리 생제르맹은 다른 팀이다. 이강인이 출전 시간을 원할 것이다. 대표팀에서 본인 기량을 증명하고 좋은 출발점이 되도록 도와주고 싶다. 최대한 출전 시간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엔리케 감독은 측면보다 미드필더에 이강인을 배치할 복안이다. 그는 “파리 생제르맹을 위해서도, 우리의 경기 플랜에서도 이강인은 미드필더로 뛰는 게 최우선”이라고 답했다.
물론 2선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하기에 추가 옵션도 언급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윙어로도 뛸 수 있고 가짜 9번과 쉐도우 스트라이커도 가능하다. 이강인은 득점력고 마지막 패스에 큰 재능을 가지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선수”라며 차선책을 제안했다.
이제 이강인은 대표팀과 파리 생제르맹에서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 대표팀에선 마요르카 시절부터 편안하게 느꼈던 측면에서 뛰지만, 파리 생제르맹에선 미드필더로 뛰어야 한다. 이강인 본인에게도 파리 생제르맹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미드필더가 옳긴하다. 파리 생제르맹엔 세계 최고 윙어인 킬리앙 음바페와 우스망 뎀벨레가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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