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이솔 기자) 이름만큼이나 멋진 활약을 선보인 ‘FBI’ 빅터 후앙.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 월드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2R 경기에서 NRG가 팀 리퀴드(TL)에게 초반을 압도하며 승리를 따냈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 최초로 세나(탐켄치)를 선택, 동료 이그나와 함께 상대 칼리스타를 압박하며 라인전 상성을 역전시키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무엇보다 다행이다.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내일 경기를 졌을경우 DK 혹은 KT를 상대할 가능성이 있었는데, 사형선고와도 다름없는 상대다. 이기게 되어 정말 기쁘다”라며 LCK 팀을 피한 기쁨을 전했다.
실제로 경기 이후 진행된 상대팀 추첨식에서 NRG는 MAD라이온즈라는,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상대를 만나게 됐다.
이미 LCS에서 다수 격돌했던 팀 리퀴드. 이미 상대를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FBI의 답은 ‘아니오’였다.
“LCS에서 마주했던 TL과의 기존 정보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메타가 바뀌었기 때문에 어떤 픽을 가져올지 몰랐다. 오늘 밴픽을 좋게 가져갈 수 있었는데, 정말 기뻤다”
한편 이날 밴픽 또한 독특했다. 잭스, 오리아나, 세나-탐켄치까지, 3라인 모두가 후반을 바라보는, 북미판 ‘밸류의 악마’로 불리로 불리는 THINKCARD 감독의 노림수가 돋보였다.
그 별명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못들어본 별명이다’라고 답했으나, 밴픽 자체의 밸류에 대해서는 그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후반을 바라보는 밴픽은) 처음부터 설계된 부분이다. 첫 세 밴픽에서는 무난하게, 나머지는 유동성있게 가져오려 했다. 어제같은 경우 생각을 너무 오래했다. 칼리스타 픽에 대해서 많이 후회가 됐다”
어제의 선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늘은 이미 계획을 짜고 왔음을 전했다는 뉘앙스였다. 이날 픽은 세나로, 솔로랭크에서도 이미 수 차례 연습을 마친 카드다. 그의 솔로랭크에서는 또 하나의 카드, ‘진’을 볼 수 있었다.
진의 등장 가능성은 어떨까? 그는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라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아쉽지만 세나라는 독특한 카드를 꺼낸 만큼, 오늘 활약에 대해 100점 만점으로 평가를 부탁했다.
“65~70점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초반 Q 딜 교환 과정에서 많이 맞춰서 와드 아이템을 빨리 띄웠어야 하는데, 적중률이 부족해서 와드가 늦게 떴다. 솔직히 잘했다고 말 못하겠다”
또한 FBI라는 아이디의 유래도 궁금했다. 원거리 딜러와 잘 어울리는 FBI라는 아이디, 미국의 정보기관인 FBI를 모티브로 했을 것이라고 당연하게도 추측했다. 그러나 추측은 완벽히 틀렸다.
“내 아이디인 FBI는 아쉽게도 그 단체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때 다니던 피시방의 이름이 Fast-Best Internet이었는데, 피시방 사장님이 챌린저인 나를 눈여겨보고 FBI로 이름을 바꾸면 공짜로 시간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내 아이디가 FBI가 됐다”
지금의 FBI를 있게 한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 피시방 사장님. 그분께 한 말씀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직 보고 계실지는 모르겠는데, 덕분에 정말 고등학생시절 롤도 많이 하고 즐거웠습니다” 라며 감사인사를 남긴 FBI.
그런데, 인터뷰를 하던 도중 미드라이너 ‘팔라폭스’ 크리스티안 팔라폭스가 방문했다. 이날 오리아나로 신드라를 솔로킬하는 등, ‘팔라페이커’ 모드를 개방하며 시종일관 미드라인을 압도하며 팀에게 승리를 안긴 주인공이었다.
그에게 보낼 한 마디를 부탁했다. FBI는 “오늘 정말 경기력이 훌륭했다. 슈퍼캐리 고맙다. 페이커보다 더 멋지고 좋았다”라며 갑작스런 요청에도 웃으며 답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를 물었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활약하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매 경기를 하나의 팀(원 팀)으로써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피시방이라는 무대에서 롤드컵이라는 세계무대까지, 그러나 아직 FBI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오는 22일 유럽의 강호 매드 라이온즈와의 맞대결로 또 한번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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