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폭풍이 상당히 거세다. 17.15%p 득표 차이는 국민의힘에게는 내년 총선을 상당히 불리한 상태에서 치르게 만들기 충분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기사회생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의 승패는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만큼 이번 보궐선거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11월 정계개편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나온다. 특히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역할론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보궐선거 참패 이후 후폭풍에 휩싸여 있다.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긴급의원총회에서 일단락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뇌관은 작동 중이다.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뇌관이라는 이야기다.
김기현 지도부는 나름 수도권과 70년대생을 배려했다고 자평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 함경우 조직부총장,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김예지 최고위원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임명으로 인해 수도권 인사와 젊은 세대에 대해 배려했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자평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내년 총선에서 승리의 발판이 될 것이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됐다. 그것은 이만희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원들 사이에서는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심은 영남당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 대표도 영남, 원내대표도 영남, 여기에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도 영남이면 ‘영남정당’으로 유권자들이 인식한다는 것이다.
조선시대로 표현하면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모두 영남 사람으로 채우면서 6판서에 수도권과 70년대생을 배려한다고 해서 과연 조선 조정을 영남 조정이 아닌 전국 조정으로 볼 것이냐는 것이다. 게다가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은 과거 수해 복구 지역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수도권을 배려한 인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수도권 민심의 화를 돋게 만드는 인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도 함께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친윤계나 비윤계 모두 김기현 대표 체제를 내려놓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친윤계는 김기현 대표 체제를 내려놓는 순간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국민의힘 후보의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되며, 그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윤 대통령이 김 전 후보에 대해 특별사면을 했기 때문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면서 그와 함께 김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체면이 말이 안 되게 된다.
비윤계 역시 마찬가지다. 김 대표가 내려오는 순간 더욱더 강성 친윤계가 당 대표에 앉을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윤계 안팎에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김 대표가 물러나니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오는 것이다.
김한길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매달 2번 독대를 할 정도로 친윤 핵심인사다. 따라서 김한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오게 될 경우 국민의힘의 내홍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윤계 입장에서도 김기현 대표 이외에는 답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김기현 대표를 끌어내리고 싶어도 현재로서는 참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